`빚을 내서 자사주를 사십시오`
메릴린치증권이 국내기업의 저(低)부채 구조가 주주가치 관점에서 비효율적이라는 비판과 함께 상장기업에 새롭게 제시한 `주가 높이기` 전략이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9일 `다시 부채전략을 고려할 때(Time to Consider Re-leveraging)`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기업의 부채비율이 지난 97년 170%에서 최근 35%까지 격감함으로써 자본구조가 지나치게 저부채 구조로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량기업들이 회사채 등의 발행을 통해 타인자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소각하고 배당을 늘리는 `주식의 부채전환(Equity To Debt Swap) 정책`을 아이디어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채를 늘려 자본의 증가없이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게 되면 오히려 주식수가 줄어들어 자기자본 이익률과 주당순이익 등 재무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메릴린치증권은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포스코ㆍ삼성SDIㆍKT&GㆍINI스틸ㆍ대림산업ㆍ현대차ㆍ기아차 등의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이들 기업은 현금흐름이 풍부하고 주주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펴 이 같은 전략의 구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