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금리 첫 3%대단기금융상품만 몰릴뿐 중장기수요는 늘지않아
예금 평균 금리가 3%대로 떨어져 저금리 현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지만 아직은 저금리 기조가 정착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다수 경제주체들이 저금리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 중장기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야 정상이다.
하지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단기 금융상품에만 돈이 몰릴 뿐 중장기 상품에 대한 수요는 좀처럼 확대되지 않고 있다.
▶ 예금 금리 2년여만에 2.5%포인트 이상 하락
지난 99년말 예금금리는 6.5%를 상회했다.
하지만 풍부한 시중자금사정을 배경으로 금리는 내리 하락하며 마침내 올 9월에는 3.98%로 떨어졌다.
예금 금리가 계속 떨어지는 것은 무엇보다도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데다 기업들의 자금수요도 계속 위축되면서 은행 등 금융회사의 자금 운용수단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업은 높은 금리를 부담하고라도 그 이상의 수익이 기대된다면 과감하게 투자에 나선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 같은 확신이 없는데다 차입경영의 고통을 절감한 탓에 불필요한 차입을 억제하고 있다.
▶ 이자 소득 생활자 고통 가중
예금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고 그 이자로 생활하는 계층이다.
특히 은퇴 후 일정한 소득이 없이 생활비를 이자소득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저금리로 더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에 2억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해도 세금을 떼고 나면 연간 명목 이자소득은 664만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매달 이자소득은 55만3,000원에 불과하다. 결국 다른 일정한 소득이 없다면 원금을 까먹어야 생활이 가능한 실정이다.
▶ 갈수록 저축 유인 떨어져
이처럼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저축에 대한 필요성도 계속 줄고 있다. 올 상반기 저축률은 26.9%로 지난 82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시중자금사정이 풍족하고 금리도 낮아 돈을 언제라도 차입할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굳이 현재의 고통을 감수해 가면서 저축해야 할 필요성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는 기업의 자금조달비용 축소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 확대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정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