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권위의 코오롱 한국오픈이 디팬딩 챔피언 없이 대회를 치르게 됐다.
지난해 챔피언 존 댈리가 끝내 한국 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기 때문.
대회 주최측인 코오롱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댈리가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코오롱 측은 ‘불참 이유는 특별히 없으며 도이체 방크 챔피언십 3라운드 7번홀에서 드라이버를 부러뜨리는 기행을 벌인 뒤 심경의 변화가 생긴 듯 하다’고 추측했다.
댈리는 마케팅 대행사인 미국 SFX측을 통해 ‘너무 피곤해서 출전할 수 없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댈리는 한국시간으로 7일 끝나는 도이체 방크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말해 코오롱 측을 흐믓하게 했으나 별 통보 없이 대회에 참가했고 코오롱 측의 전화에 ‘컷 탈락하면 바로 가겠다’고 답했으며 컷을 통과한 뒤에는 ‘대회 직후 가면 프로암도 참가할 수 있다’고 했으나 결국 피로를 이유로 불참한 것.
코오롱 측은 댈리가 예정된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자 매니저를 통해 막판 설득을 시도했으나 끝내 대회 직전 도착하는 비행기에도 오르지 않았다.
댈리와 한국 오픈 출전 계약을 하면서 의류 사업 파트너 가계약까지 체결하며 대우했던 코오롱 측은 7일 오후부터 초비상사태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회 안내 책자는 물론 입장권에도 댈리의 이름과 사진이 명시돼 있어 갤러리들과 골프 팬들에게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갤러리들에게 최고급 세안 수건과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갤러리 퍼팅 및 장타 대회, 이동극장 및 발 마사지 서비스를 최대한 제공키로 했다.
이밖에도 18번홀 주변에는 미국 또는 일본 골프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갤러리들의 관람 편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댈리는 코오롱 측과 이번 대회기간동안 존 댈리 의류 브랜드 사업을 구체적으로 논의키로 했으며 코오롱 측은 대회장에 개별 부스를 설치해 사전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배려했었다..
댈리는 지난해에도 SK텔레콤 오픈에 출전하겠다고 계약서에 사인하고도 대회 직전 “스케줄이 맞지 않아 못 가겠다”고 불참을 통보한 바 있어 ‘못 믿을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게 됐다.
현재 계약서 상으로는 이처럼 선수가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도 이미 지급한 초청료를 되돌려 받는 것 외에 손해 배상을 청구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