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78)에겐 위기가 기회다. 그는 금융위기를 틈타 다시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핏이 이끌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계열사인 미드아메리칸에너지가 미국의 전력회사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그룹을 총 47억 달러(주당 26.50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버핏의 8번째 기업 인수다.
특히 이 같은 인수가격은 일주일 전 콘스텔레이션 시장 가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버핏 입장에서는 그만큼 헐값에 기업을 인수하는 셈이다. 콘스텔레이션 주가는 최근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빚어지면서 일주일 새 58%나 급락한 상황이었다. 미국 원전 발전 물량의 61%를 차지하는 콘스텔레이션은 주가 폭락 사태를 맞자 지난 17일부터 버핏 측과 협상에 돌입했다. 같은 날 프랑스 전력회사 EDF도 인수 협상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콘스텔레이션 이사회는 버핏의 손을 들어줬다. 관측통들은 버핏의 기업 사냥이 뉴욕 월가의 금융위기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버그셔 해서웨이는 지난 6월말 현재 312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버핏은 이런 막강한 현금을 바탕으로 혼란스런 시장에서 투자 기업을 물색해 왔다. 그는 지난 4월 초콜릿 과자 제조업체인 마스가 추잉검 제조업체인 윙글리주니어를 인수하는 데 65억달러를 투자했으며, 7월에는 다우케미컬이 154억달러에 롬앤하스를 인수하는 데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캐럿 제인 자산운용의 프랭크 베츠 애널리스트는 “모든 기업이 한쪽으로 움직일 때 버핏은 다른 쪽에서 추가 인수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