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과일류의 가격이 급등세를보이자 백화점업계가 고민에 빠졌다.주요 백화점들은 이미 지난달말 추석선물 카탈로그 배포를 끝낸 상태라 과일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도 판매가격을 인상하기는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선물용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사과 1, 2호 선물세트(24∼32개입, 7만∼9만5천원)와 배 1, 2호 선물세트(18∼24개입, 7만5천∼9만5천원)의 가격이 카탈로그 가격보다 40% 이상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롯데측은 "현재 상품 담당자들이 산지와 가공업체에 나가 있어 2∼3일은지나야 정확한 가격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산지 가격이 오른다 해도선물세트 가격 인상폭은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추석선물 카탈로그에 청과 선물세트 가격을 구체적으로 적지 않고`시세기준'이라고만 표기해 놓은 관계로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현대측도 "배는 선물세트에 하우스에서 출하된 상품을 쓰기 때문에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덜하지만 사과는 가격이 3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여 고객이 느끼는 가격 부담감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최상등급 사과와 배의 산지 공급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보여 과일류 선물세트의 판매수익을 낮춰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산물은 가격 급등세의 영향이 비교적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태풍으로 동해안과 남해안 일대 양식장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백화점 추석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생선은 대부분 자연산이기 때문이다.
또 인기 품목인 옥돔, 대하, 전복은 서해안에서 주로 공급되고, 조기와 멸치,갈치 등 주요 품목은 이미 물량 확보가 끝나 냉동저장되고 있어서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업계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