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민추천포상-이 시대의 진짜 영웅] < 2 > 국내 최장기 기부자 이상차씨

"나눔에도 중독성… 더 많은 이 돕고 싶어"

1970년부터 40년 넘게 선행

매달 300만원 이웃 위해 사용

부인·자식들에 기부문화 전파


"세월이 흐르면서 기부 물품은 물론이고 문화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남에게 뭔가를 베풀면 오히려 내 자신이 더 행복해진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40년 넘게 꾸준히 기부에 앞장서온 '국내 최장기 기부자' 이상차(73·사진)씨 행적에서 우리나라 기부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지난 19일 정부의 국민추천 포상에서 국민포장을 받은 이씨는 "1970년대에는 치약이나 칫솔·양말 같은 것을 주로 기부했는데 이후 라면과 쌀 등으로 바뀌었다"며 "기부하는 지역도 과거에는 국내만 고집했는데 요즘은 해외의 가난한 지역에도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3세 때 부모님과 함께 월남해 서울시 마포구에 줄곧 살고 있는 이씨는 1970년 지역 내 삼동소년촌을 시작으로 누군가를 돕는 인생을 시작했다. 지금도 이곳에 매년 100만원씩을 꼬박꼬박 후원한다. 집안이 가난했던 탓에 17세 때부터 구두 만드는 기술을 배워야 했던 그는 1995년까지 구두도매상을 운영했다. 이후 일을 그만 두고 매월 자신에게 나오는 건물 임대료 450만원 가운데 300만원 이상을 힘들게 사는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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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부터 매월 지역 내 독거노인 80명에게 쌀 10㎏을 보내준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이들의 밑반찬까지 챙기는 일에도 나섰다. 2011년부터 캄보디아의 '우물파기 사업'에도 매년 700만원씩 후원하고 있다. 이씨의 지난 40년간의 봉사활동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국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꾸준히 기부한 사람으로 꼽혔다.

이씨의 한결같은 이웃사랑은 가족들까지 이어져 요즘은 부인과 자식들도 기부나 사회봉사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씨는 "기부를 하면서 내 마음이 밝아지고 나눔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서인지 사회봉사하는 사람은 자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나눔을 무조건 남 모르게 해야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이런 문화를 주변에 전파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칠순을 넘긴 이씨의 소망은 무엇일까. 역시 기부와 관련된 대답이 돌아왔다. "나눔에도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현재 독거노인 80명에게 쌀을 보내주고 있는데 이를 100명으로 늘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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