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부산APEC] '특별성명'대로 협상타결 된다면…

농산물 '제2 UR사태' 우려 관세 대폭 인하로 심각한 피해 불가피…공산품 수출은 늘어


현재 진행 중인 DDA 협상에서 우리나라는 농산물ㆍ서비스시장 개방 최소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대신 한국경제를 먹여 살리는 수출을 위해 공산품시장은 대폭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특별성명이 DDA 협상에 미치는 영향 여부를 떠나 특별성명을 한국이 주도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농산물 등의 대폭 개방을 앞서서 주장해놓고 뒤에 가서는 ‘안된다’고 다른 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볼 때 앞으로 진행될 DDA 협상에서 한국의 통상전략도 바뀔 가능성이 적지않다. 즉 공산품에서 더 많은 것을 얻고 농산물ㆍ서비스 등의 분야에서는 대폭 개방을 허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같은 전략하에 DDA 협상이 타결된다면 국내 경제계는 산업별로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제2의 우루과이라운드(UR)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농축산물 분야가 가장 치명타를 입게 된다. 미국 등이 주장하는 대로 관세상한이 설정되면 일부 민감 품목을 제외하고는 농축산물의 관세를 75~150% 이하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1,452개 농산물 품목 가운데 142개가 100% 이상의 고관세 품목에 해당된다. 쌀을 제외한 식량자급률도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고율의 관세가 책정되는 고추(270%), 참깨(630%), 마늘(360%), 감귤(144%) 등은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서비스시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시장 개방폭은 그리 높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서비스시장 개방을 추진하고 있으나 DDA 협상에서 요구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덧붙여 지적재산권 분야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DDA 협상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지적재산권 보호가 받아들여진다면 그만큼 해외로 지불하는 로열티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로열티 명목으로 해외로 빠져나가는 돈은 현재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공산품 수출시장은 호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공산품 등 비농산물 분야의 경우 수출에 매겨지는 관세가 현재보다 낮아져 종전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