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IMF체제 1년을 보내는 연말분위기는 어느해보다 조용하다. 그래도 예술의전당등 크고작은 공연장들이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줄수있는 각종 공연을 마련, 젊은이들과 가족관객의 눈길을 끈다. 다채로운 무대 분위기 속에서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송년 제야 심야공연이 봇물을 이룬다.그 대표적인 것이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98 송년 제야음악회」와 올한해우리 시대의 연극 시리즈를 마감하는 작품인 「파티」.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는 「송년 제야음악회」(31일 오후10시 콘서트홀)는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프로그램. 교향악·기악·성악·합창·국악·대중가요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대형무대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동아대 초빙교수 반초 차브다르스키가 지휘를 맡고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와 색소폰주자 이희선,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호른앙상블, 마림바의 김은혜·정지혜 등이 연주한다. 또 인천시립합창단과 바리톤 고성현, 소프라노 김유성, 테너 김상곤,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가수 이소은, 국악인 장사익, 해금의 정수년 등이 출연한다. 호른 팡파르를 시작으로 카를 오르프의 합창곡「카르미나 부라나」,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중 「나는 이 거리의 제일가는 이발사」,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라장조 작품 35」,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등을 들려준다. 무대와 로비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휴식시간에 두텁떡과 음료 등 다과를 마련한다. 제야의 종소리에 맞춰 폭죽을 터뜨리고 한복을 입은 다섯쌍을 추첨, 상품을 주는 이벤트도 곁들여진다.
31일 오후11시 자유소극장에 올려지는 「파티」(이성열 연출)는 세기말의 암울한 심리사태를 으스스한 유머로 표현한 작품으로 새해를 맞아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파티를 갖는 기분을 자아낸다. 이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은 조금은 으스스한 기분으로 극장 로비로 나서게 되는데, 거기서 관객을 맞는 것은 양초공예가 김정희가 제작한 99개의 타오르는 양초와 이미지음식 연구가 산당 임지호가 마련한 야참. 이미지음식이란 사람을 보고 느낀 그대로의 느낌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다.
이밖에도 김자경오페라단이 마련한 유쾌한 왈츠 오페라 「메리 위도(명랑한 과부)」는 31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다. 매년 송년 오페라무대로 사랑을 받았던 오페레타「박쥐」를 내리고 새롭게 올리는 무대다. 시종일관 명랑한 음악과 왈츠, 코믹한 연기가 어우러져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무대다.
또 29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앙코르 공연을 갖는 윤도현의 「하드록 카페」(황인뢰 연출)는 31일 오후10시30분부터 1월1일 오전1시까지 심야공연으로 올린다. 공연중에 생일파티·퀴즈쇼 등 즉석행사를 벌여 선물을 나눠준다. 커튼콜때는 무대와 관객이 하나가 돼 또다른 열광의 무대로 꾸며진다.
종로5가 연강홀에서는 안치환과 자유의 「98 굿바이 콘서트」가 31일 오후11시부터 심야특별공연된다. 특히 이 무대는 커플들을 위한 특별공연으로 예약하는 커플들에게는 할인혜택을 준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도 같은 시간 봄여름가을겨울의 「안녕 98 파티」가 열린다. 그동안 봄여름가을겨울이 남긴 수많은 노래와 연주곡들 중에서 엄선된 곡들을 선사한다. 특히 한국 정상의 세션 정원영이 가세하여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박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