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남권에 대규모로 조성되고 있는 동부산 관광단지내 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장기화되거나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테마파크를 추진중인 민자사업자인 CJ그룹은 600억원에 달하는 사업추진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테마파크내 상업시설인 아울렛 유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관광단지내 아울렛을 조성중인 롯데와 인근에 아울렛을 운영중인 신세계의 반발에 밀려 부산시가 불허의사를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CJ측은 아울렛 유치가 어려워지면 재원이 부족해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사업 포기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6년을 끌어온 테마파크 사업이 다시 원점으로 되돌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CJ그룹은 부산 기장군에 대규모로 조성되는 동부산 관광단지(150만㎡) 안에 부산도시공사와 공동으로 2,500억원을 투입해 50만㎡의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중이다. 테마파크에는 각종 체험관과 공연장, 세트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CJ그룹은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테마파크의 개발과 운영, 마케팅 등을 담당하게 된다.
문제는 CJ그룹이 2,500억원의 사업비중 600억원을 테마파크내 상업시설 유치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려던 당초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긴 것이다. 부산도시공사는 당초 토지매각 방식으로 투자자를 유치하려 했으나 진척이 없자 50년 장기 무상임대방식으로 변경해 2012년 2월 CJ그룹과 협약을 맺었다. 당시에는 양측이 상업시설을 유치해 필요 재원을 조달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CJ그룹은 국내 10여개 대기업과 접촉한 후 현대백화점 아울렛을 유치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부산도시공사는 아울렛 방식의 상업시설 개발이 테마파크 조성 취지에 어긋않다는 이유로 갑자기 승인불허로 돌아서면서 사업진척에 급제동이 걸렸다. 특히 관광단지내 국내 최대 규모로 아울렛을 조성중인 롯데와 테마파크에서 5㎞ 떨어진 곳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중인 신세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일이 더 꼬였다. 최종 승인권자인 부산시도 반대여론이 확산되자 현대백화점 아울렛 유치 불허 방침 입장을 내보이면서, 테마파크 사업 자체가 장기화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J그룹측은 "관광단지의 경우 호텔·골프장 부지를 매각해 필요 자금을 조달했지만, 테마파크는 이같은 상업시설 부지가 없어 자체적으로 사업비를 조달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실제 테마파크 사업은 기본적으로 수익성은 낮고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업시설 유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테마파크 추진을 위한 협약체결 당시 일부 상업시설을 허용한다는 양해가 있었던 만큼 현대백화점 유치를 이제 와서 반대할 명분도 없다는 주장이다.
CJ그룹측은 테마파크에 현대백화점 아울렛 유치가 불발되면 사업비 조달이 어려워 사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CJ 관계자는 "관광단지 내에 이미 롯데아울렛이 개발 중이나 인접해서 개발하면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이익이 커지고 집적효과로 상권이 활성화되는 장점이 많다"며 "유치가 어려워지면 재원조달이 어려워 사업포기 등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