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CEO와 차한잔] 김진호 한국토지공사 사장

"지자체와 협력 국토균형개발 주력" >>관련기사 공정대우로 조직 기살리기 "수도권지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지역적 개발격차가 심화되는 등 균형적인 국토개발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효율적인 국토이용을 위해 지자체와 민간업체의 기능을 조정하고 상호보완 하는 토지공사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달 말로 취임 1년을 맞는 김진호(61)한국토지공사 사장은 수도권은 물론 재정여건과 사업능력이 부족한 지방정부가 추진하기 어려운 광역개발사업에 토공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개발중심에서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과 관리로 토지정책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만큼 토공도 국토의 종합적인 개발ㆍ관리 기능 중심으로의 역할 전환이 절실합니다." 김 사장은 소규모 택지개발사업은 점진적으로 지자체 및 민간에 이양하고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종합개발사업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토공은 전국 84개 택지개발지구 177만평과 12개 신규사업지구 63만평 등 총 240만평규모의 택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집값 안정을 위한 수도권 택지조기공급 정책에 따라 토지보상이 진행중인 화성동탄(274만평)지구의 16만평규모의 시범단지 택지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연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280만평규모의 성남판교신도시도 이르면 2004년 말 아파트분양이 가능하도록 공동주택 택지를 조기에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특히 2012년까지 정부의 주택 500만호 건설계획에 필요한 공공택지를 공급하기 위해 택지개발 후보지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토공은 만성적인 토지부족을 막고 대규모 택지와 산업용지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지난 78년 설립됐다. 그 동안 토공이 공급한 택지와 산업용지는 총 1억3,310만평에 달한다. 면적으로는 여의도의 150배에 달하는 수치. 분당ㆍ일산ㆍ평촌ㆍ중동 등 수도권 4개 신도시조성에 총 8조3,000억원이 투입돼 22만가구가 입주해있다. 김 사장은 "올해는 원활한 토지공급 등 공기업으로서 역할과 내실경영이라는 두 마리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하고 "무엇보다 재무구조를 개선, 공기업으로서 신인도를 높이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정부재정 지원 없이 기업의 구조조정토지를 2조6,000억원 규모의 자체 채권발행을 통해 매입한 후 금융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 98년 8조2,490억원에 달했다. 잇따른 부동산 침체로 토지매각도 순탄하지 않아 99년 금융부채가 8조3,700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인력 30%를 감축하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노력과 토지판촉에 전사적으로 나선 결과 상황은 반전됐다. 토공은 지난해 토지공급 및 대금회수 실적이 각각 5조원을 돌파하는 설립 이후 최대 성과를 올렸다. 1,087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도 기록했다. 미분양토지는 2000년에 비해 3조1,000억원을 대폭 줄여 현재 4조3,700억원으로 축소됐다. 이 같은 영업성과로 지난해 금융부채는 1조1,000억원이 줄었고 금융부채비율도 올들어 200%를 밑돌고 있다. 지난 상반기 한국신용정보 및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 신용평가 등급인 'AAA'를 획득한 것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올린 성과다. 김 사장은 "올들어 현재 5조1,000억원 규모의 토지를 매각했으며 대금 5조원을 회수하는 실적을 올렸다"며"올해도 신규택지보다 미 매각 토지 해소에 역점을 둬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고객중심의 경영 틀을 세워야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지론. 고객의 불만사항을 현장방문 해 해결하고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공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토공은 이를 위해 콜 센터에 접수된 고객요구 사항을 현장방문을 통해 해결하는 서비스 조직인 'OK팀'을 각 지사별로 상시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현장 품질점검은 물론 고객이익을 높이기 위한 고객위원회도 설치했다. 고객위원회는 단독택지 등 일반실수요자용 토지가 5% 이상 판매된 사업지구에 설치되는 일종의 토공-고객간 협의체다. 전국 19곳 사업지구에 설치된 이 위원회는 개발과정 중 인허가 및 서비스개선 등을 서로 협의하는 등 상호이익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김 사장은 "개발사업의 패러다임이 이미 양에서 질로,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중앙에서 지자체로 전환되고 있다"며"고객 및 지역과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공은 그 동안 택지 및 산업단지를 조성해 공급하는 방식에서 탈피해 해당지역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광역화된 지역발전계획을 먼저 수립해 개발하는 사업방향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남양주시를 대상으로 지역종합개발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이며 전국 10여개 시ㆍ군과 지역협력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토개발은 환경 친화적이고 주거생활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명제 아래서 실천돼야 합니다. 그 동안 택지개발사업에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균형적인 국토개발과 토지시장 안정화에 주력할 것입니다"고 김 사장은 말을 맺었다. 박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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