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000억원에 육박하는 순매수 주문으로 1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ㆍPOSCO 등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 화학 업종 종목 위주로 주식을 쓸어 담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되더라도 한국 경제의 안정성과 저평가 매력이 계속 부각되면서 외국인 매매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974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부터 16일 연속 국내 증시에 돈을 풀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최장 기간 연속 순매수다. 지난해 말 기록된 18일간(11월 29일~12월 26일)의 외국인 순매수 랠리를 1년 만에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을 통틀어 외국인은 7조693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기관(-2조1,563억원)과 개인(-4조2,781억원)의 순매도 규모를 뛰어넘는 규모다.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전세계 경기가 점차 개선되면 수출 중심의 경제인 국내 경제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는 전기전자, 화학, 조선 등 수출 포트폴리오를 잘 갖춘 대형주들이 대거 포진했다.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로 순매수 규모가 1조9,586억9,300만원에 달했다. POSCO와 NAVER는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각각 6,982억2,000만원, 6,050억7,000만원으로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차(4,788억6,600만원), SK하이닉스(4,526억5,300만원), 기아차(2,819억2,300만원), 삼성생명(1,894억3,800만원), LG화학(1,290억2,200만원), 한국전력(1,283억2,900만원), 현대중공업(1,252억8,300만원) 순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강했다. 이들 10개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드는 종목은 8개나 됐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은 이 기간 상대적으로 다른 종목에 비해 수익률이 돋보였다. 이들 종목들의 상승률은 평균 8.05%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6.6%)보다 1.5%포인트 가량 높았다. 종목별로는 현대중공업이 17.14%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삼성전자가 12.03%로 2위였다. 삼성생명은 유일하게 0.49%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2조6,442억원)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가장 두드러졌으며 운수장비(1조1,973억원), 철강금속(7,972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그 동안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던 유통주의 외국인 주문량(1,462억7,100만원)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NHN엔터테인먼트로 2,480억3,300만원이었다. 이어 KB금융(730억6,900만원)과 두산중공업(390억8,300만원), LG생활건강(301억4,000만원) 등의 순으로 매도세가 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되면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는 좀 더 긴 기간 동안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춰 IT, 자동차, 조선, 화학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