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차이나 쇼크'를 보며

[기자의 눈] '차이나 쇼크'를 보며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지난달 27일 이후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차이나 쇼크'로 글로벌 증시가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6일 아시아 증시를 중심으로 반등을 했지만 이는 그동안 너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생긴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게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쇼크 초반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펀더멘털은 변화가 없으며 충격은 단기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통스런 조정기 돌입" "약세장 전환" 등 비관론이 가득하다. 특히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의 통화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 청산과 그로 인한 '유동성 잔치의 종결'이 거론되면서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유동성 축소에 대한 경고가 지금만 있었던 게 아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랠리 때도 그랬고 지난해 7월 일본이 5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제로금리'의 굴레를 벗을 때도 유동성 장세 종말에 대한 경고는 있었다. 시장에서 유동성 장세는 곧잘 '시한폭탄'으로 언급된다. 경제 성장이나 기업의 실적 등 펀더멘털과는 상관없이 고수익만을 노리는 투기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 지난해 초반까지만 해도 폭등세를 보였던 원자재값이 5월의 중국의 금리인상 이후 대폭락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그러한 위험은 무시되고 외면됐다. 불안한 경제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비이성적 과열'을 보였다. 그리고 지금 세계는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세계 증시에서 사라진 자금의 규모는 약 1조2,300억원(1조3,000억달러). 불과 닷새 동안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 국내 가계금융자산(1,300조원)과 맞먹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흔적도 없이 증발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쇼크를 '건강한 조정(Healthy Correction)'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경제(펀더멘털)가 금융(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이 경제를 장악하는 '글로벌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세계가 '투기'하는 정글에서 '투자'하는 시장으로 제 모습을 찾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입력시간 : 2007/03/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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