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제 도입을 앞두고 서울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의 배정에서 강남명문고등 선호학교의 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 지역 내 중학교 3학년생 9만5,6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반계고 214곳에 대한 2차 모의배정 결과를 3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학생들이 1단계 단일학교군, 2단계 일반학교군, 3단계 통합학교군에 대한 지원 절차를 거쳐 희망하는 학교에 배정된 비율은 81.5%로, 2007년 12월 실시한 1차 모의배정 비율 84.9%보다 감소했다.
희망학교 배정 비율이 1차에 비해 다소 하락한 것은 선호학교에 대한 지원 집중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희망학교에 배정 받지 못한 18.5%의 학생은 통학 편의 등을 고려해 거주지학군이나 인접학군 등에 강제 배정된다.
시교육청은 본 배정에서도 80%대의 희망학교 배정 비율을 예상하고 있지만 선호학교 집중 현상이 심화될 경우 80%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이번 2차 모의배정은 7월 선정된 13곳의 자율형사립고도 포함돼 내년 자율고가 추첨으로 학생을 따로 선발하게 되면 실제 학교 간 선호도 격차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정 정원이 81명인 학교에 2,234명이 지원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1ㆍ2단계에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한 학교도 공립 6개, 사립 8곳 등 14곳이나 됐다. 시교육청은 이들 잠재적 비선호학교에 대해 공립고는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하는 등 집중 지원하고 자구 노력을 강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학군 간 이동 배정된 비율은 6.9%로 1차 때의 11.0%에 비해 감소했다. 교통편의 등을 고려해 거주지 인근 학교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강남 지역 학교에 대한 집중도는 11%로 1차 18%에 비해 다소 완화됐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군별로 학생ㆍ학부모의 선호가 높은 지역 소재 학교에 대한 타 지역 학생의 지원 경향이 두드러졌다"면서 "선호지역 거주 학생들이 배정지역을 벗어날 수도 있어 이들 지역의 경우 학급 수 감축을 억제하고 학급당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