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의 여파를 피해가던 미국 국채 수익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국채 수익률은 지난 6월말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4차례에 걸쳐 총 1.0%포인트 올리는 과정에서도 4%대 초반에서 안정을 유지해왔다. 달러약세가 본격화되며 수입물가상승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도 미국 국채는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상황은 조금 달랐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이어 중국 인민은행까지 달러가치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외환보유고의 달러비중, 특히 미국 국채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채권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미국 국채 10년짜리 금리는 전일의 4.196%에서 0.05%포인트 상승한 4.248%에 거래됐다. 지난 1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후 보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경상수지를 줄이기 위해 달러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입장에서 달러약세가 외국인들의 미국 국채 매도와 이에 따른 미국 시장금리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이는 오히려 역풍이 될 수 있다. 시장금리상승으로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유럽 경제 역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면 이는 달러 약세가 몰고 오는 최악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국제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 주말 중국 인민은행의 달러매각 사실이 알려진 후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달러약세와 미국 국채수익률의 상관성이 세계 경제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달러약세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잇는 국제금값의 추이도 관심이다. 지난 주말 금값은 온스당 450달러를 넘어서며 16년만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금값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안에 온스당 460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