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내 나이 96세라지만…하루 한끼는 라면먹지요"

'라면 창시자' 안도 日닛신식품 회장 세계라면총회 참석차 방한


”식사는 80% 정도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만 하고 적당히 운동을 합니다. 등푸른 생선, 특히 정어리 같은 작은 생선은 뼈까지 먹습니다. 덕분에 아직까지 이가 튼튼해 틀니가 필요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됩니다.” 올해 만 96세인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 일본 닛신(日淸)식품 회장이 밝힌 건강 비결이다. 안도 회장은 지난 58년 세계 처음으로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 상업화한 ‘라면 발명가’다.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라면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세계라면협회(IRMA) 회장 자격으로 방한한 안도 회장은 100세를 눈앞에 둔 지금도 사흘에 한번꼴로 골프를 치고 매일 한번은 치킨라면을 먹는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는 나이에 내가 이렇게 건강한 것은 라면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그는 역시 라면 창시자답다. 그는 47세 때 이사장을 맡고 있던 신용조합이 도산하자 이케다시 집 뒤뜰의 3평 남짓한 실험실에서 라면 개발에 몰두했다. 종전 직후 식량난을 겪던 당시 일본에서 라면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던 모습을 보고 라면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젖은 면을 말려 부패하지 않고 끓였을 때 본래의 부드러운 상태로 복원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며 시행착오를 겪던 중 그는 아내가 튀김 만드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면을 기름에 튀겨 건조하는 ‘순간 유열건조법’을 고안해낸 것. 이렇게 성공한 상품이 58년 첫 선을 보인 치킨라면이며, 그 후 라면은 현재 전세계에서 연간 약 800억개가 소비되는 세계인의 식품이 됐다. 안도 회장의 발명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71년 컵라면(컵누들)을 개발, 식품업계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우주식 라면인 ‘스페이스 라무’를 개발, 노구치 사토시 우주 비행사가 우주정거장에서 먹었던 일화로 또 한번 유명해졌다. 그 역시 인스턴트 식품의 안전성 논란을 의식한 듯 “생전에 활동하는 동안 라면의 영양성을 확실히 검증받고 특히 첨가물과 건더기에 풍부한 영양을 담아 누구나 먹어도 안전한 라면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각국 식품안전 관련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라면의 코덱스 국제식품표준을 만들고 있으며 오는 7월께 표준규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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