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엔저 악재에도 기술력으로 일본 업체 따돌리고 폭발 성장세

경쟁제품보다 20% 비싸도 콘덴싱 온수기·보일러 인기행진<br>미국 법인 1분기 매출 80% 급증<br>혁신상·베스트 바이 뽑히기도

올초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냉난방 전시회 'AHR EXPO'의 경동나비엔 부스에서 현지 직원들이 방문객들을 상대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동나비엔


엔저에도 아랑곳 않고 기술력을 앞세워 해외서 승승장구하는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보일러ㆍ온수기 전문기업인 경동나비엔이 세계 최대 온수기 시장인 미국에서 일본업체들을 보기 좋게 따돌리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뤄내고 있는 것.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올 1ㆍ4분기 미국법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나 급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엔저 여파가 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친환경 콘덴싱 기술력과 엄격한 품질관리로 올해 미국법인 매출은 1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경동나비엔은 북미 수출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NPE를 중심으로 순간식 온수기 시장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착실히 추진 중이다.


사정이 이렇자 선발주자인 일본업체들이 후발주자인 경동나비엔을 따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순간식 콘덴싱 온수기가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일반 온수기에 주력했던 일본 기업들이 앞다퉈 경동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북미 온수기 시장은 린나이, 팔로마 등 일본 기업들이 선점하고 주도해왔다.

지난해말 경동나비엔이 출시한 신제품 콘덴싱 가스온수기 'NPE'는 미국 가스온수기 시장을 재편할 획기적인 제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제품은 낮은 가스압력에서도 원활히 작동하도록 해 설치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약한 게 특징이다. 가스압력이 낮은 현지 인프라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 온수기 시장이 성장하는데 한계로 작용했던 요인을 기술력으로 커버한 것이다. NPE는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출시 두달 만에 냉난방 분야의 가장 권위있는 상인 'AHR 이노베이션 어워드 위너(혁신상)'를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순간식 온수기 시장은 정부의 고효율 에너지기기 장려 정책과 더불어 빠른 성장이 점쳐지고 있으며, 주력 제품 또한 일반 온수기에서 콘덴싱 온수기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지난해 14만대 수준의 순간식 콘덴싱 온수기 시장이 오는 2015년에는 32만대로 약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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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수기와 더불어 경동나비엔은 벽걸이 가스보일러 시장에서도 1위 업체와의 판매량 차이가 불과 5,000대에 불과해 올해 북미시장 1위 등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재범(사진) 대표는 "현재 북미 시장에 수출하고 있는 제품은 콘덴싱온수기와 콘덴싱보일러로 모두 고효율 친환경 콘덴싱 제품"이라며 "엔저에 힘입은 일본 기업들이 이제서야 콘덴싱을 내놓으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신제품 NPE를 내세워 미국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콘덴싱 보일러의 판매 확대를 통해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지난 2006년 국내업계 최초로 미국 수출길에 오른 경동나비엔은 일본 기업들이 만든 순간식 온수기 시장을 공략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열효율이 98%에 달하는 콘덴싱 가스온수기로 80%대에 불과한 일본 온수기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이같은 경동나비엔의 예상은 보기좋게 맞아떨어졌다. 현지 시장에서 2년 만에 시장 톱3에 진입하며 시장 강자로 부상하는데 성공했다. 순간식 콘덴싱 온수기라는 새로운 시장 카테고리를 만든 경동나비엔은 5년 연속 해당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판매액 기준 2위를 기록했다. 경동나비엔이 북미 시장에서 고효율 친환경 콘덴싱 온수기라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시장을 만들어 시장 판도를 바꿔 버린 셈이다.

실제로 미국의 소비자 모임인 '톱텐유에스에이(Top Ten USA)'에서 발표한 순간식 가스온수기 에너지효율 순위에서 경동나비엔의 제품들은 용량별 모두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소비자 잡지 컨슈머다이제스트의 순간식 가스온수기 프리미엄 부문에서 '가장 사고 싶은 순간식 온수기(Best Buy)'로도 뽑혔다.

이에따라 지난 2008년 1,600만달러였던 미국법인 매출은 지난해 6,400만달러를 넘어서 5년새 3배의 매출 신장세를 일궈냈다. 회사 관계자는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일반 온수기보다 20% 이상 비싼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경동나비엔의 콘덴싱 가스온수기가 미국 시장에서 '순간식 온수기의 캐딜락'이라 불리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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