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바닥 모르겠다" 분위기 팽배

"과거 美신용위기때보다 해결책 찾기 어렵다"<br>외국인 사상최장 매도로 투자자 자신감 상실<br>국내 부동산發 위기고조에 건설·은행주 급락


16일 미국의 경기불안감이 급부상하면서 코스피지수 1,500선이 장중 붕괴됐다. 끝없이 이어지는 금융위기, 치솟는 시중금리 등 첩첩산중 악재로 주가가 장 중 1,480선까지 밀리며 증시 체력이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주가는 결국 1,500선을 회복하며 1,507.40포인트(-0.13%)로 마감했지만 이는 이틀째 계속된 외국인 선물 매수로 4,300억원이 넘는 차익거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다. 선물가격이 하락할 경우 언제든지 매물로 다시 나올 수 있어 1,500선 지지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1,500선이 ‘절대 저평가’ 구간이라고 인식됐으나 이제는 ‘여전히 바닥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다. 이는 ▦끝을 알 수 없는 미국 금융위기 ▦유가 하락에 대한 신뢰 부족 ▦헤드라인 인플레 우려와 같은 대외 요인 ▦금리 급등으로 인한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 ▦국내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 ▦기업이익 둔화 우려 등 어느 하나 빠른 해결책이 없는 총체적인 난국 때문이다. ◇자신감 잃은 투자자=장 중 1,500선이 무너져도 기관들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미국의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가 어디까지, 얼마나 확산될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약 5차례에 걸쳐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미국발 신용위기에 투자자들이 지칠 대로 지친 모습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에는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팔아도 국내 투자자들이 저가에서는 공격적으로 받아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자신감을 상실한 모습”이라며 “과거 프라이스메이커(price-maker) 역할을 해왔던 국내 기관들이 수동적으로 프라이스테이커(price-taker) 역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과거 신용위기 시기보다 해결책을 찾기가 난망하다는 점이다. 올해 초 만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신용경색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었다.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인하를 통해 모기지 금리를 내리고 주택경기를 살리고자 했다. 그러나 모기지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달러약세로 인한 고유가라는 부메랑만 만났다. 조익재 CJ투자증권 센터장은 “모기지 금리가 연준의 금리 인하 전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페니매와 프레디맥 부실이 커졌다”며 “현재 금융위기는 지난 3월과는 구조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비관적인 얘기들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동산발 위기 우려 고조=대외 악재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 최근 대두되는 가장 큰 우려는 정부가 물가안정을 강조하면서 시중금리가 강하게 치솟고 있어 부동산 대출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표적인 내수주인 건설과 은행주들이 급락했다. 이효근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PF 부실 우려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상황에서 정부의 갈팡질팡하는 부동산 대책도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변곡점은 외부 변수가 더 크게 좌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조 센터장은 “유가 하락과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등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에 달려 있어 당분간 전환점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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