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투자심리 기지개…경제지표는 아직 겨울잠

■ 월가, 증시 바닥논쟁 확산<br>"제2베어스턴스 없을것" 급락 따른 저가매수 유입<br>"경기침체·신용위기 여전…좀더 기다려야" 반론도<br>이달 중순 금융기관 실적·성장률 발표가 고비될듯


터널 끝의 빛이 보이는 것인가. 아니면 바닥 확인은 아직도 멀었는가. 월가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 구제금융을 계기로 뉴욕증시의 흐름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증시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글로벌 신용위기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고 주가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지고 있으며 수출 증가가 부동산발 경기침체를 상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긴 하지만 최근의 상승 모멘텀을 뒷받침하기에는 경기침체와 신용위기의 골이 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낙관과 비관의 견해가 엇갈리는 부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금융기관의 자산상각이 마무리되는지, 미국 경기가 하강을 멈추고 방향을 트는지 여부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17일부터 시작되는 메릴린치ㆍ씨티은행 등 12월 결산 금융기관의 1ㆍ4분기 실적발표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1ㆍ4분기 성장률지표에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뉴욕증시 바닥론은 그 동안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아온 글로벌 신용 위기가 베어스턴스의 구제금융을 계기로 일단 큰 고비는 지나갔다는 분석에서 연유한다. 신용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고 새로운 악재가 돌출할 수 있지만 적어도 시장의 패닉을 몰고 올 ‘제2의 베어스턴스’ 사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기대감은 시장 참여자의 투자심리를 끌어 올리고 있다. 앞서 지난 3월15일 모건스탠리의 스타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헤지펀드 트래시스파트너스의 대표인 바턴 빅스는 “시장은 바닥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며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밝혀 증시바닥론에 불을 지폈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1일(현지시간) UBS의 충격적인 190억달러 상각처리를 악재로 보지 않고 151억달러의 자금확충 계획을 호재로 받아들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기관 실적 발표와 상각처리 전망 보고서가 나올 때 심하게 요동쳤던 게 그 동안의 경험이었다. 한마디로 증시가 신용위기의 충격에 대한 내성이 강해졌다는 의미다. 앨 골드먼 와코비아증권 수석전략가는 “증시에 매우 중요한 심리적 변화가 일고 있다”며 “더 이상 악재가 증시를 망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고 증시 분위기를 전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13%가량 빠졌고 올들어 1ㆍ4분기 중에도 7.9% 급락했다. 그러나 바닥을 다지기 위해서는 좀더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론이 다소 우세하다. 주가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신용위기와 경기침체의 끝이 보인다는 확실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추격매수는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칼럼을 통해 “제비 한마리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온 것은 아니다”면서 “이날 하루에 다우지수가 400포인트가량 올랐다고 해서 좋은 시절이 다시 시작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투자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WSJ는 최근 주가상승을 낙폭과다에 따른 저가매수세력 유입에 무게를 뒀다. 실제로 미국 경제의 체력은 아직도 허약하다. 4일 발표되는 고용지표도 좀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3월 중에도 7만개가량 일자리가 줄어 올들어 3개월 연속 고용악화가 예상된다. 실업률도 다시 5%대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2월 중 기존주택 판매가 늘기는 했으나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2월 중 건설지출은 0.3% 감소,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정부 부문을 제외하고 민간, 주거와 비주거 모두 줄어들어 앞으로 상업용 건설 시장까지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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