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러시아 "北核, 평화적 해결을"
盧대통령, 푸틴과 단독회동서 공동대응 방안 논의
러시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 회동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열린 미ㆍ러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북핵 해법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ㆍ러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과 맞물려 중대국면으로 접어든 북핵 문제에 대해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한ㆍ러 양국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안보리 회부 등 대북 제재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이날 회동에서 이 같은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성 외교보좌관은 회담 후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지난 8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나눈 북핵 문제에 대해 그 결과를 설명하고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관계국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ㆍ러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문제와 관련, 해법에 큰 진전은 없었고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보좌관은 이어 "푸틴 대통령은 북핵은 러시아로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여서 한국과 러시아가 적극 협력하자는 뜻을 노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승 60주년 기념행사 주재 관계로 이날 가급적 국가별 양자 회담을 자제한다는 입장이었으나 북핵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 노 대통령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 정상간의 회동은 크렘린궁 대극장 4층 리셉션 홀에서 보좌진 없이 통역만 배석한 채 15분 가량 진행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후진타오 중국 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등 6자회담 당사국 정상과도 잇따라 회동했으며 앞서 8일에는 부시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져 모스크바 크렘린궁이 북핵 문제 해법을 모색하는 주요 포스트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회동한 데 이어 숙소인 메트로폴호텔에서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을 만나 안보리 개혁방안, 북핵 문제 해결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와 함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날 오후 러시아 전승 60주년 기념 공식 행사에 참석, 세계 각국 지도자에게 한국의 동북아 평화 정착 노력을 전했다.
노 대통령은 2박3일간의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친 후 10일 모스크바를 출발, 두 번째 방문국인 우즈베키스탄을 12일까지 국빈방문할 예정이다.
모스크바=권구찬 기자 chans@sed.co.kr
입력시간 : 2005-05-09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