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인재·연구개발 투자할 적기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연구개발(R&D) 및 인재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보고서 내용은 새로울 것은 없지만 시의적절한 지적이다. 전경련은 11일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투자를 확대한 기업들은 성장세를 지속한 반면 방어에 급급했던 일본 전자업체들은 오히려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에서는 위기국면에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섰던 기업들이 글로벌 강자로 올라서는 등 값진 결실을 거뒀다는 진단도 내렸다.


불황기에 진취적인 기업이 위기를 선제적으로 극복해 시장 주도권을 갖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른 기업들이 움츠려 있을 때 기초체력을 다지면서 과감히 발을 내디뎌야 남보다 먼저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가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갖춘 것도 지난 2008년 이후 나 홀로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해외인재를 영입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이나 일본 대기업들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고급두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앞다퉈 합병에 나선다고 하니 우리나라 기업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관련기사



우리 기업들이 내년에 긴축과 방어전략만 앞세우며 잔뜩 숨 죽이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할 만하다. 그나마 벤처기업들이 내년에 R&D투자를 올해보다 13.5%나 늘리겠다고 나설 뿐 내핍과 구조조정이라는 경영화두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산업계는 지금 같은 저성장 국면일수록 남보다 앞서 투자 결단을 내리는 진정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경제를 되살리는 발판을 다져야 한다. 그래야만 미래를 내다본 기업들의 선제적인 투자가 더욱 빛을 발하고 기업을 향한 국민의 눈길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은 TV토론에 나와 경제민주화와 복지만을 부르짖을 뿐 기업 투자를 되살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치적 긴장이 지속된다면 산업계의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는 요원한 일이다. 이러다가는 경제의 핵심인 성장 엔진이 꺼져가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먼저 경제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성장동력의 엔진인 투자를 촉진할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