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즐거운 설준비 인터넷으로

즐거운 설준비 인터넷으로 회사원 김재구씨 사이버 설 쇠기 도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김재구(45ㆍ회사원ㆍ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씨 가족은 다소 이색적인 '사이버 설 쇠기'계획을 세웠다. 김씨의 가족은 부인인 신순미(43)씨와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아들 성철(16)군, 이번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 성미(14)양 모두 4식구다. 이들이 각자 할 일을 나눠 인터넷에서 자기의 임무를 완수한다는 계획이다. 김씨가 맡은 일은 부모님이 계시는 대전에 내려가는 교통편과 조카들에게 줄 세뱃돈 챙기기다. 우선 김씨는 혹시 남은 귀성ㆍ귀경 열차표 및 임시 열차편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철도청 사이트(www.korail.go.kr)에 접속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기대는 물거품. 다시 유니텔에 귀성표를 교환 거래할 수 있는 '급하다! 차표있수?' 코너를 두드리기로 했다. 역시 한두 장도 아닌 4장씩이나 구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승용차편으로 귀성하기로 계획을 수정, 이번엔 PC통신사인 천리안이나 하이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ㆍ야후ㆍ라이코스 등에서 제공하는 전국 지도를 찾아 샛길정보와 새로 뚫린 국도, 이번 설 연휴에 임시개통하는 도로 등을 꼼꼼히 챙겼다. 어렵게 귀향ㆍ귀경 계획을 마친 김씨는 세뱃돈 준비에 들어갔다. 모든 것을 인터넷을 통해 한다는 가족들과의 약속대로 인터넷상품권 업체인 이코인(www.ecoin.co.kr)에서 어린이가 세배하는 모습과 복주머니 디자인을 담은 전자화폐 세뱃돈을 준비했다. 부인인 신씨는 음식과 설에 입을 한복준비, 부모님의 선물마련을 맡았다. 신씨는 차례상을 사이버 업체에 맡기기로 하고 대전시댁의 손윗 동서와 전화로 상의, 한솔CS클럽(www.csclub.com)의 '표준다례상'(10∼12인분, 15만6,000원)을 주문했다. 또 가족들이 설 별미로 먹을 수 있는 각종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요리조리닷컴(www.yorizori.com) 등 각종 요리사이트도 챙겼다. 그 다음 가족들에게 맵시 있는 한복을 입혀주기 위해 주부닷컴(www.zubu.com)을 찾았다. 남편과 자신은 몇 년 전에 장만한 한복을 입기로 하고 입는 법과 함께 어울리는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등을 적었다. 그리고 매년 훌쩍 커버리는 아이들은 한복대여점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젠 부모님 선물이 걱정. 몇 곳의 쇼핑몰을 돌아다니다 '설날맞이 공동구매'행사를 하는 씽크풀(www.thinkpool.com)을 찾아 시아버님이 좋아하시는 참굴비와 자연송이 세트를 시중보다 싼 값에 구입했다. 이번 계획을 제안한 성철ㆍ성미 남매가 준비하는 설날 놀거리와 이벤트 또한 다양하다. 설 전날인 오는 23일 한게임(www.hangame.com)에서 개최하는 온라인 윷놀이 대회에 참가하기로 하고 벌써 대전에 있는 사촌들과 작전협의에 들어갔다. 또 가족과 친척들의 각자 올해의 토정비결을 인터넷으로 찾아 설날아침 가족과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개해 이야기 꽃을 피운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장기 두기를 좋아하시는 할아버지를 위해 마이폴더넷(www.myfolder.net)의 '설날 특집 테마 자료실'에서 장기프로그램도 다운받았다. 김씨는 "이번에 다소 엉뚱하게 계획된 '사이버 설 쇠기'가 성공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가족 모두 컴퓨터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대화가 많아져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컴퓨터가 가족간의 벽을 쌓는다는 우려도 씻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최석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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