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규모가 크면 수익률은 그다지 신통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펀드들이 투자자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1조원 펀드'에 가입했지만 '수익률 100위 펀드'에 랭크된 것은 단 2개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덩치가 크지만 성적은 좋지 못한 셈이다. 이처럼 대규모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한 것은 펀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장세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게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규모가 작으면 발 빠른 매매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게 가능하지만 펀드 규모가 커지면 이런 탄력적인 매매가 힘들다. ◇수익률 상위 100위권에서 '1조 펀드'는 단 2개=펀드규모가 1조원을 웃도는 '1조원 펀드'들의 수익률은 그리 높지 않다. 많이 판매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런 판매 실적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 100위 안에 들어간 '1조원 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A)와 한국투자네비게이터1(A) 등 두개뿐이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수익률 100위 안에 들어간 펀드가 하나도 없다. 반면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수익률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펀드는 섹터 펀드(ITㆍ은행 등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펀드)나 특정 지역(브리질ㆍ러시아 등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중소형 펀드들이 대부분이다. 안정균 SK증권 펀드 연구원은 "대형 펀드들은 몸집이 크다 보니 그만큼 포트폴리오 운용이 덜 탄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일정 정도의 환매 요청이 들어와도 중소형 펀드에 비해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것은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매 여파로 설정액 기준 '1조 펀드'는 줄어=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7일 현재 '1조원 펀드'들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에 비해 늘어난 반면 설정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순자산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올 들어 6개가 새로이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ㆍ미래에셋인디펜던스2ㆍ한국밸류10년투자1ㆍ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G1ㆍ삼성KODEX200ETFㆍ한국투자네비게이터1(A) 등이 그 주인공이다. 해외 주식형펀드 중에는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H)(종A1)와 슈로더차이나그로스A 펀드가 새로이 '순자산 1조 클럽' 가입해 모두 7개로 늘어났다. 반면 설정액을 기준으로 하면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에서 각각 한개씩 '1조원 클럽'에서 탈락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식형은 16개, 해외 주식형은 9개에 이른다. 국내 주식형에서는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1ClassK펀드, 해외 주식형에서는 슈로더브릭스A펀드의 설정액이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펀드 가입자들의 투자 금액을 가리키는 설정액은 잇단 환매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순자산은 주가 상승에 따른 운용 수익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