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6월 25일] 외로우신가요?

어느날 여성 경영인 김모씨가 갑자기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다. 급작스러운 호흡곤란증이었는데 심장근육의 3분의1 정도가 마비된 상태였다. 급성심근경색증이 의심됐지만 심혈관조영술로 심장 상태를 확인해보니 정상이었다. 나흘 정도 요양한 후 심장기능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남편이 얼마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회사를 인수 받아 애쓰고 있었다. 또 고등학생인 아들의 반복되는 가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이러한 요인들로 심장근육이 마비된 것이었다. 예전 미국 LA에서 지진이 났을 때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이 평소보다 세 배나 늘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LA 흑인폭동, 한국의 IMF 위기 때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사회적 불안과 공포는 심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갑작스러운 충격 외에도 만성적인 우울증, 스트레스, 근심, 특히 적개심도 심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우리는 흔히 콜레스테롤ㆍ흡연ㆍ고혈압 같은 쪽에는 관심을 가지지만 심리적인 요인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또한 비슷한 정도의 위험도를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중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4배나 발작이 더 자주 오며 특히 적개심이 강한 사람은 심장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50%가 더 높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더 많이 먹게 되며 금연하기도 어렵고 혈액 속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하게 방출된다. 따라서 혈액이 잘 엉키게 되고 혈관에는 염증 물질이 증가해 혈관 손상이 악화돼 결국은 혈관이 막히게 된다. 이러한 근심ㆍ절망감ㆍ적대감 같은 것은 화를 잘 내는 것보다도 더 위험하다. 이런 분들의 공통점은 외롭다는 것이다.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마음을 열고 대화할 상대가 없고 혼자서 삭히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15분 정도만 기분 좋게 웃어도 45분 동안은 혈관이 충분히 확장돼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기분 나쁜 뉴스를 보는 것보다는 음악을 듣는 것이 좋고 속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나 가족을 만나거나 명상ㆍ참선과 같은 완화요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건강하고자 한다면 마음을 열어야 한다.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화상대를 빨리 만드는 것이 백약보다도 효과가 있다. 스스로 외로움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