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럽 ‘사모지분’ 투자 후끈

유럽에서 소수의 거액 투자금을 모아 비공개 유망 기업 등에 투자하는 사모지분투자(private equity investmen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모지분투자는 자금 모집과 투자에 전혀 제약이 없는 것이 장점으로 인수ㆍ합병(M&A)과 벤처 시장이 발달한 미국에서 성행하고 있는 투자 형태. 그러나 최근 들어 크레디드위스퍼스트보스턴(CSFB) 투자은행이 54억달러의 사모펀드를 결성하는 등 유럽에서도 M&A 열기가 확산되면서 사모지분투자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CSFB는 올들어 유럽 부문 투자를 강화하면서 세계 사모 투자 규모중 4분의 1이던 유럽투자를 3분의 1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세계 굴지 사모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이 유럽 사모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의 유명 사모투자그룹인 3i에 따르면 지난해 사모투자의 본고장인 북미 시장은 3% 줄어든 640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서유럽은 21% 늘어난 260억달러를 나타냈다. 3i의 조나단 러셀 이사는 “경제 침체 등에도 불구하고 유럽 시장 급성장에 힘입어 세계 사모펀드 시장이 지난해 76% 늘어났다”며 “이는 세계적으로 투자가들이 이미 브랜드 가치를 확보한 유명 기업보다는 아직은 미미하지만 유망한 미공개기업이나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더욱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대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핵심 전략 집중을 위해 주변 계열사를 잇따라 분사 내지 매각하고 있는 것도 사모 지분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다. 기업들이 몸집 줄이기 과정에서 절차가 복잡한 공개 매각보다는 보다 손쉬운 사모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티그룹 유럽법인의 기업투자 부문장은 마이클 클레인은 “유럽에는 지금 사모투자시장 활성화의 전제 조건인 매각자산이 풍부하고 사모 금융조달 시장도 열기를 띠고 있다”며 “가장 큰 사모 시장은 무엇보다 기업들의 분사 및 자회사 매각에서 파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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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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