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몬산토, 신젠타 인수 추진… "합병법인 세워 세금 회피"

대형 농업생물공학 업체 몬산토가 경쟁사인 스위스 신젠타를 인수해 영국에 합병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자국의 세금을 회피하는 '세금도치'를 추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는 9일 신젠타 이사회가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몬산토 측의 인수제안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세금도치로 몬산토는 5억달러 이상의 절세 효과를 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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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산토는 제안서에서 신젠타 측에 1주당 449스위스프랑의 지분인수 금액 청산비용 지급을 약속했다. 아울러 계약이 성사되면 영국에 신설되는 합병법인 지분 중 약 30%는 기존 신젠타 주주들에게 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신젠타는 해당 조건에 만족하지 않으며 최소한 주당 500스위스프랑 이상의 금액을 원하고 있다고 FT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했다. 몬산토 경영진은 신젠타 측 투자자들을 이번주 중 만나 제안 수용을 설득할 예정이다. 몬산토 측 제안대로 될 경우 인수합병(M&A) 규모는 450억달러에 달한다.

다만 M&A가 성사되려면 영업 중인 여러 나라에서 관계당국의 반독점규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해당 국가는 중국·러시아·인도를 포함해 10여국에 이를 수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앞서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농업시장정보 업체 BMO캐피털마켓스의 분석을 인용해 몬산토의 전 세계 종자시장 점유율이 약 33%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블룸버그의 시장자료에 따르면 몬산토는 옥수수 종자 분야에서만도 전 세계 시장의 31% 이상을 차지하며 그 중 미국에서는 시장의 34% 이상을 지배하고 있다. 신젠타를 인수할 경우 합병기업의 옥수수 종자 분야 점유율은 세계 시장의 약 40%, 미국의 45%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두 시장도 사정은 비슷해 합병기업은 50%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가질 것으로 추정된다. 살충제 분야에서도 두 회사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30% 선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몬산토는 시장독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M&A 성사시 신젠타의 농작물 종자 사업 부문을 매각하겠다는 복안도 세웠다. 그러나 이 정도로 반독점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양측 법무담당자들은 지난해 4월 이후 세 차례 만나 반독점규제 통과 가능성 등을 협의했으나 몬산토 측은 확실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는 게 신젠타 측의 평가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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