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코리아 아젠다] <4> 증시활성화 시급

[뉴코리아 아젠다]증시활성화 시급 중장기투자풍토 조성 수요기반 확충해야 '외형상 성장, 내용면에서는 후퇴' 올해 서울 증시의 결산서는 이렇게 요약된다.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4억3,241만주에서 8억5,922만주로 늘어났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연초 724포인트에서 677선으로 후퇴했다. 미국증시 동향에 출렁거리는 일이 비일비재였고 외국인 매매에 따라 울고 웃었다. 이같이 증시가 외풍에 흔들리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커진 반면 그동안 증시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했던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 약화되는등 국내증시의 수요기반이 취약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의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등 증시기반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연기금의 주식투자비중을 높이고 각종 규제를 완화하며 아웃소싱을 통한 투자확대를 꾀하고, 기업연금제도 도입을 추진중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증시의 기능 가운데 으뜸은 뭐니뭐니해도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이며 이것이 제대로 되면 국가경제도 강해진다. 기업들이 증시에서 연구개발, 신사업 투자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을 쉽게 조달하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의 엔진이 힘차게 가동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증시는 지금 이 같은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자본차익(Capital Gain) 기능이 더 부각되고 있는 있는 실정이다. 증시기반이 취약한 탓에 시장이 활력을 잃고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기업들의 증시를 통한 자금의 직접조달은 지난 99년이후 3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99년 41조1,140억원에 달했던 자금조달액(기업공개 및 유상증자)이 2000년 17조6,685억원, 2001년 9조5,655억원으로 감소했고 올들어서는 8조5,876억원으로 더 줄었다. 이경로 한화증권 IB(인수공모)담당 이사는 "증시가 침체국면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은행등 간접금융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며 "특히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늦추는 부작용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가 산업자금 조달의 동맥이라는 대전제가 흐트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증권산업도 위기를 맞고있다.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증권업이 이제는 '미운 오리새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국내 38개 증권사의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순이익은 1,685억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48.4%나 감소했다. 증권사의 구조조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돼버렸다. 증시가 안정적인 성장궤도에서 이탈하다보니 각종 불공정거래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이 각종 불공정거래를 부추기고 투기적인 매매와 단기매매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증시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요기반 확충과 함께 배당투자 등 중장기 투자 풍토 정착이 중요하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상무는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탕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며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우량기업이 재평가를 받는 이른바 리레이팅 과정이 이뤄져야 장기투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장치 강화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집단소송제. 이는 투자자보호는 물론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히고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도 이의 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재계는 경영권 불안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조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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