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술 사업화, Death Valley 넘어라

<죽음의 계곡><br>특허출원 느는데 로열티 수입은 제자리… 전문인력 양성등 서둘러야<br>국내大 전체 기술료 수입<br>美 MIT 3분의1수준 그쳐


국가 연구개발(R&D) 투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대학의 연구생산성이 1%도 채 되지 않는다. 지난 2009년 전국 148개 대학의 총 연구비는 3조4,944억원에 이르렀지만 기술이전 수입료는 299억8,100만원에 불과하다. 연구비 회수율이 0.9% 수준이다. 국내 대학의 기술이전 수입료를 모두 합하더라도 매사추세츠공대(MITㆍ978억원)의 3분의1 수준이고 스탠퍼드대(68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의 기술이전 수입액은 105억9,800만원으로 총 R&D 예산 1조8,427억원의 0.6%에 머물렀다. 응용ㆍ개발연구 중심인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은 2009년 1조7,557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577억1,300만원의 기술료 수입을 올려 3.3%의 연구생산성을 나타냈다. 그러나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의 연구생산성은 2007년 5.4%에서 2008년 4.2%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처럼 대학과 출연연의 연구생산성, 즉 투자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연구자들이 여전히 논문이나 특허 등 양적 측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대형 성과물(슈퍼특허)이 많지 않은데다 우수한 연구성과를 사업화ㆍ상용화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시스템 등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초ㆍ원천기술을 개발하고도 사업화하기 위해 넘어야 하는 간극인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 빠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연구기획 단계부터 시장성과 사업성을 예측해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개발된 기술을 정확히 평가해 국내외 기업에 마케팅할 수 있는 성과확산(사업화)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대학과 출연연들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기술이전 전담조직(technology licensing office)을 갖추고 인력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성이 떨어지고 기술이전 기여에 따른 보상체계도 미흡해 그나마 개발된 대학 및 연구기관의 기술마저 기업으로 이전되거나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장되는 형편이다. 정부도 이 같은 현실을 인식하고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해 커넥트 코리아(Connect Korea) 사업, 특허관리 전문가 파견, 특허성과 관리 강화, 슈퍼특허 설계 지원 등 다양한 연구성과활용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전문인력 양성은 후순위로 밀려난 실정이다. 김도현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좋은 R&D는 연구자-중개자-수요자가 선순환으로 이어져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자와 중개자, 특히 연구자와 수요자를 이어주는 기술중개 부문이 가장 취약하다"면서 "자본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미래기술 트렌드를 예측하면서 기술거래를 촉진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가 기술거래시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스밸리(Death Valley)=아이디어와 기술을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맞게 되는 어려움을 뜻하는 말. 기술을 사업화ㆍ상용화하지 못하면 사장(死藏)된다는 의미에서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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