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대지진으로 수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막대한 시설피해를 입은 일본을 돕기 위해 물심양면의 지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재계는 특히'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모토 아래 지난 경제발전 과정에서 긴밀한 산업협력을 해온 일본이 국가적 재난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성금전달은 물론 모금, 구조활동 참여, 생필품 제공 등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또 '부품ㆍ소재 부문의 세계 공장'인 일본의 산업이 상당 기간 회복하지 못할 경우 한국은 물론 세계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일본 기업들의 정상화를 돕기 위해 납기연기 등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않기로 했다. 지식경제부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15일 민관합동 부품소재ㆍ에너지 수급 점검회의를 갖고 경제5단체를 중심으로 성금모금, 구호품 전달, 홍보캠페인 전개 등 민간업계 중심의 지원방안을 구체화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전경련ㆍ대한상의ㆍ무역협회 등은 회원사들과 논의를 거쳐 일본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함께 그룹사 중 처음으로 삼성은 이날 일본삼성을 통해 피해복구 성금 1억엔을 기부하는 동시에 담요ㆍ내의 등 보온용품, 세면도구 등 구호세트 2,000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또 자체 운영하고 있는 인명구조단인 3119구조대 10명과 삼성의료원의 의료봉사단 11명을 일본 정부와 협의가 끝나는 대로 피해 지역에 즉시 파견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최지성 부회장과 이재용 사장 공동명의로 일본 주요 거래업체에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을 보고 매우 놀랐고 안타까웠다. 종업원과 가족의 무사함을 기원하며 혹시 피해가 있을 경우 빠른 복구와 생산활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위로 서한을 발송했다. 또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일본 거래선에 위로문을 전하는 한편 실무진에게 "일본 거래선 기업에 납기일을 독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지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거래기업의 상황을 고려해 당장의 이윤만을 추구할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그룹도 이날 LG 일본법인을 통해 일본 지진과 관련한 피해복구 성금 1억엔을 전달하고 구호단체 등과 협의해 이재민들에게 시급하게 필요한 생활용품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본무 LG 회장은 히다치ㆍ도시바ㆍ파나소닉ㆍ알프스전기ㆍ무라타제작소 등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일본 기업들에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사태에 형언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임직원 및 가족의 안전과 빠른 피해복구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을 보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일본의 각 거래선에 위로와 협력의 뜻을 담은 메시지를 건넸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이날 무네오카 쇼지 신일본제철 사장에게 직접 작성한 글을 보내 심심한 위로의 뜻을 표했다. 정 회장은 서한에서 "저를 비롯한 포스코 임직원 모두 이번 지진과 쓰나미로 피해를 입으신 데 대해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귀사 임직원 모두의 안전과 각 제철소, 그리고 NSSC의 안정적인 가동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포털ㆍ게임업체들도 일본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성금모금과 기부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지원작업에 나섰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의 일본 법인인 넥슨재팬은 일본 지진피해 지원을 위해 1억엔의 의연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넥슨재팬 사이트에 특설 페이지를 개설하고 넥슨 포인트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넥슨재팬은 게임 이용자들이 기부한 넥슨 포인트를 현금화해 기부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NHN은 온라인 공익사업인 '해피빈'을 통해 대한적십자사ㆍ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ㆍ볼런티어클럽 등과 함께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NHN재팬은 일본 유명가수 '각트(GACKT)'와 공동으로 '쇼 유어 하트(Show Your Heart)' 캠페인을 통해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도토리 기부' 기능을 마련해 네티즌들의 온라인 모금활동을 돕고 있다. 도토리 기부를 통해 모아진 모금액은 굿네이버스ㆍ월드비전 등에 전달돼 이재민 구호물품 구입과 구조작업을 위한 인력ㆍ장비 조달 등에 사용된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현지 전력공급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절전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피해복구에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본 국민들이 하루빨리 고통에서 헤어날 수 있기를 기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