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6월 25일] 말 많은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장현일(사회부 차장)

요즘 수도권쓰레기매립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소문으로 매립지 주변 지역과 관할 관청인 인천시가 시끄럽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지난 1990년 당시 25년 동안 한시적으로 매립면허 허가를 받아 오는 2015년 기간이 종료되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제1매립장을 영구시설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기 때문이다. 공사는 현재 수도권매립지의 대체부지가 여의치 않아 쓰레기를 더 묻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시민 2,400만명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쓰레기매립지는 전체 면적이 1,990만여㎡로 여의도 면적의 6.7배에 달한다. 공사는 이 매립지 시설 중 2000년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 153만㎡에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지을 계획이다. 골프장 운영 수입으로 주변 지역 주민을 위한 지원사업을 안정적으로 펼치게 되면 매립지 운영연장에 따른 주민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난지도 골프장의 공원화와 관련, 형평성 문제로 충분한 검토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여온 서울시도 최근 골프장 건설을 동의해줄 테니 시가 추천한 인사를 임원(감사)으로 추천해주고 법인설립시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매립 면허권의 70% 지분을 갖고 있는 서울시의 입장에서야 관리공사가 추진하는 골프장 조성사업 참여는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공사의 인사는 환경부 장관 소관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골프장 조성에 개입하려는 속내는 무엇일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제1매립장을 영구시설로 사용할 경우 언제든지 골프장을 헐고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화장장 등 혐오시설을 이전하기 위해 이 같은 수를 쓰고 있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매립지 주변 주민대표 기구인 수도권매립지 주민지원협의체가 발끈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20년 넘게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악취를 참고 견뎌온 주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서울시의 이 같은 속내(?)는 주민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일이다.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는 공사와 서울시의 행태는 비난 받을 일이다. 이들은 공사 측이 쓰레기매립장을 영구시설로 사용한다면 7월부터 주민 대표자들을 소집, 매립지 영구사용 반대와 관리공사가 약속한 주민편의 시설의 조속한 확충 등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하고 쓰레기 반입 저지운동도 벌일 태세다. 공사와 서울시의 입장도 있지만 지금은 인근 주민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지원사업을 펼치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싶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