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피날레로 내년 도약을 꿈꿨던 ‘골프황제’의 시나리오는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타이거 우즈(35ㆍ미국)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오크스의 셔우드CC(파72ㆍ7,027야드)에서 끝난 셰브런 월드챌린지의 우승컵을 놓치고 말았다. 4라운드를 4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1오버파 73타로 마쳐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에게 동률(16언더파 272타)을 허용한 뒤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고 만 것.
우즈는 1타 차로 쫓기던 13번홀(파5)에서 그린 주변 실수로 2타를 잃어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맥도웰에 2타 차로 뒤졌다. 그러나 맥도웰이 14번(파4)과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공동 선두가 됐다. 정규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 왼쪽 90cm에 붙여 우승을 차지하는 듯했지만 맥도웰도 6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연장전에 끌려갔다.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맥도웰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7.5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군 반면 우즈는 4m 가량의 퍼트가 홀 오른쪽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우승을 넘겨줬다.
우즈가 3타 이상 앞선 채 맞은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우즈가 우승을 놓치고도 밝은 표정을 지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최악의 시즌을 보낸 그가 비록 정규 투어대회는 아니지만 3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하고 사흘 동안 단독 선두를 달리는 등 내용 면에서 만족할 만했기 때문이다. 13개월 만의 우승 목표가 무산된 우즈는 경기를 마친 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훌륭한 한 주였다. 내 플레이가 자랑스럽다”며 내년 시즌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올해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맥도웰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세계랭킹도 11위에서 7위로 상승하게 된 맥도웰은 “꿈만 같다. 18번홀에서 넣은 2개의 퍼트는 내 생애 최고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우승상금은 120만달러.
한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같은 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선시티 챌린지에서 우승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