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 증시 기상도] 美 거시지표 안정에 모처럼 훈풍

英 총선·양안관계 개선 영향, 유럽·亞시장들도 상승 흐름



지난 한 주 세계 주식시장은 강세를 유지해 몇 주간 하락 이후 모처럼 만에 해갈을 맛보았다. 주가 반등을 선도한 것은 미국 시장이었다. 1ㆍ4분기 생산성 증가율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데다, 4월에 일자리가 크게 증가하는 등 거시 변수가 안정세를 보인 것이 상승의 원인이었다. 반면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게 제기됐는데, 양호한 고용지표가 발표된 금요일 주가가 보합세에 그친 것도 임금 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 때문이었다. 미국 시장이 여전히 성장과 인플레라는 두 변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시 변수 안정에도 불구하고 개별 기업 사정은 만만치 않았다. S&P가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과 포드자동차의 신용 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하향 조정해 5일 해당 종목은 물론 증시 전체의 하락을 촉발했다. 두 회사 신용 등급 조정은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회사채 투자 자금이 국채 시장으로 이동해 국채 금리 하락을 가져왔다. 유럽도 영국 노동당의 총선 승리와 미국의 고용지표 호재, 유니레버의 실적호전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영국 증시는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 된데다, 총선이 노동당의 승리로 마무리되어 2% 이상 올랐다. 주가 상승은 독일로 이어졌는데, 특히 눈길을 끈 것이 자동차 주식이었다. 미국 자동차 회사가 부진을 면치 못한데 비해 독일은 자동차 등록건수가 늘어나고, 수출도 11% 증가해 BMW, 다임러 크라이슬러, 폭스바겐 등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함께 기술주도 약진했는데, 올해 반도체 수요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인피니온 테크놀러지의 주가가 상승했다. 아시아에서 대만 증시는 양안간 관계 개선 기대로 이틀 연속 상승하며 마감했다. 일본은 3일간 연휴를 마치고 거래를 재개한 금요일에 올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연휴 기간 중 미 증시가 상승한데다, FRB의 성명서 내용이 예상 범위내였던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홍콩 증시는 부동산 판매가 3개월 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목요일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물 DR 가격은 혼조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 시장에서는 포스코, KT, SK텔레콤이, 런던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 현대자동차가 상승했다. 뉴욕은 상승 종목이 많았던 반면, 런던은 보합으로 마감한 종목이 더 많았다. 이번 주 세계 주식시장은 저점의 안정성을 테스트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미국의 1분기 기업실적이 예상을 뛰어넘는 17% 증가를 기록한데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유럽과 일본의 경제 사정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두 지역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과 유럽 경제를 잠식했던 고유가와 환율 강세가 점진적으로 수정되고 있는 점도 세계 주식시장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주에 나스닥 주가가 2,000포인트대에 다시 접근한다면, 3개월 이상 계속되어 온 하락 추세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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