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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스타트업(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도 많고 창업 여건도 좋습니다. 벤처기업이 성공하기는 힘들지만 실패해도 투자자만 손해 볼 뿐, 창업자는 툭툭 털고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한국 토박이로 미국에서 첫 번째 창업에 성공하고 두 번째 창업한 윤준석 커리너리 에이전트 최고기술경영자(CTO)와 한국인들의 미국 창업을 돕는 김태수 맥과이어 우즈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기자와 만나 "뉴욕에서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CTO는 2000년대 초반 국내 벤처기업에서 일하다가 미국에서 석사를 마친 후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2008년 같이 근무하던 동료와 이미지를 광고로 연결하는 서비스업체를 창업해서 4년여 만에 매각했다. 지난해 초 요리사와 레스토랑을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해 이미 두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두 사람은 창업의 성공요소로 '미국 시스템과 문화 이해, 좋은 파트너, 기업문화' 를 꼽았다. 우선 윤 CTO는 "미국 시스템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하고, 같이 사업할 미국 파트너가 꼭 필요하다"며 "성장하기 위해선 분명한 기업문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사업의 핵심인 특허 등 지식재산권의 소유를 명확히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아이디어만 좋으면 엑셀러레이터(창업기업을 지원하는 회사)가 특허도 내주고 제품도 직접 만들어서 팔아준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미국에서는 실패해도 얼마든지 재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윤 CTO는 "미국 스타트업 중 5%만 투자를 받고, 이 중 5%만 성공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전체의 0.25%만 돈을 버는 셈"이라며 "벤처캐피탈은 0.25%가 성공해서 번 돈으로 재투자를 하고, 실패한 99.75%의 창업자들은 손해를 안 보기 때문에 다시 창업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달리 미국은 돈 한 푼 없이 창업한다"며 "다만 투자자도 설득하지 못할 아이템 가지고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한국의 많은 인재들이 미국에서 창업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들은 미국 동부와 서부 벤처투자자들의 성향이 다른 것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CTO는 "서부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정보기술(IT) 서비스·소비자·비즈니스 모델 등을 중시한다"며 "동부에서는 뉴욕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핀테크, 뉴욕과 보스톤의 대학을 기반으로 한 교육과 바이오, 뉴욕의 의식주와 제조업에 관련된 창업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