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의 10년 만기 재무부채권(TB)은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재무부가 860억 달러어치의 국채 매각을 앞둔 5일에는 TB수익률이 한때 4%를 넘었지만 그리스 외채 위기가 다시 부각되자 8일에는 3.84%까지 떨어졌다. 지난주 미 국채 금리 변동만큼이나 장기금리에 대한 월가 투자은행(IB)의 전망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월가의 라이벌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국채 시장을 보는 전망은 양극단을 달려 최종 승자가 누구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예상하는 연말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5.5%. 16개 프라이머리 딜러(국채 입찰 참여 기관) 가운데 가장 높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예상치는 3%를 제시한 HSBC 다음으로 낮은 3.25%. 격차는 무려 2.25%포인트에 이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골드만삭스는 2008년, 모건스탠리는 2009년 국채 전망이 가장 정확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금융위기 때인 2008년말~2009년초를 제외하고 2003년 이후 국채 금리 전망이 이처럼 극단을 보이기는 유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16개 프라이머리 딜러의 전망치는 평균 4.2%. WSJ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국채 금리 전망 격차는 '그랜드 캐년' 만큼이나 크다"며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부의 경기논쟁을 반영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모건스탠리는 인플레이션을 대비해야 한다며 장기 초저금리정책을 반대하는 토마스 호니그 캔사스시티 연준 총재쯤 되고 반면 최대 비둘기파로 신임 FRB부의장으로 유력시 되는 재넛 옐런 샌프란시스코 총재는 골드만삭스에 비유된다는 것이다. 두 IB가 양극단을 달리는 것은 일단 과도한 국채 발행(2조5,000억 달러)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지 달리 전망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짐 캐론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국채 시장에 이렇게 과도한 물량이 쏟아진 역사가 없다"며 "4%초반으로 보는 월가 컨센서스는 잘 못됐다"고 주장한다. 물량 부담은 국채 가격을 떨어트려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반면 잔 해치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채는 회사채 수요를 대체해 금리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미 경제를 보는 시각 차에서 비롯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부양 약발이 떨어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성장률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더블 딥 가능성도 완전 배제하지 않으며 물가상승률 역시 1%대를 간신히 지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FRB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할 정도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무려 1.5%. 하반기 중 최소 3차례 정도는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