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는 12일 일본 경제의 회복이 아시아 경제 회복에 필수적이라면서 일본의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개막된 제7차 동아시아 경제지도자 포럼에서 비록 일본이 아시아 경제 회복을 위한 3백억달러의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지만 일본이 국내 문제들로 인한 "불경기에서 신속히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 회복은 주로 일본 경제의 번영에 달려 있다"면서 "일본의 성장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을 도울 것이므로 일본은 부양책을 과감하고도 시급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경제포럼(WEF) 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회의에는 아시아와 유럽의 재계 지도자 7백여명과 정부 관리 및 학자들이 참여, 3일동안 아시아 경제 위기의 해결책을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포럼 참가자들은 아시아 경제 위기를 잘못 다룬다면 지난 30년대 이래 최악의 세계 경제 위기가 유발될 수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미국 경제전략연구소의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 소장은 지난 1년동안 경제 위기가 악화된 것은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근본적인 경제 원칙들까지도 재고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과거 아시아의 경제적 번영을 도운 높은 개인 저축률 같은 전통적인 가치들도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소비를 증대시키지 않는 한이 지역에서 만든 상품들에 대한 소비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 아시아 퍼시픽의 수석 경제학자 케네스 쿠티스는 일본의 3백억달러 지원 계획이 "매우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은행들의 차관삭감으로 유발된 신용경색 사태를 부분적으로 상쇄시켜 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가 위기를 탈출하려면 일본이 금융 문제 해결과 경기 부양에 약 1조달러를 투입해야 한다면서 "일본은 아시아를 위기에서 탈출시키는 견인차가 될 수도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아시아를 침몰시키는 타이타닉호가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한편 노무라 경제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 리처드 쿠는 일본이 은행들의 자본 재편에 초점을 맞춘 성장 정책을 채택해야 하며 개혁 및 구조조정 작업은 당분간 접어둬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일본은 은행의 자본 재편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추진할 수 없다"면서 "그것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는 것과 같아 둘 다 놓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