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미수거래를 폐지하는 문제로 논란이 일고있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미수거래를 통해 1조4천억원에 육박하는 수입을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들이 미수거래 폐지 논의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선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1월 일평균 미수금..전년 대비 3배 = 6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1월 일평균 미수금 규모는 2조3천470억원으로 작년 1월 7천47억원에 비해 233%나 급증했다.
1월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이 8조5천320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전체 거래에서 미수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7.5%에 달한다.
미수거래란 위탁계좌에 들어 있는 돈보다 많게는 4배까지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말하며 이틀 뒤인 결제일까지 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미수금으로 잡힌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미수금에 대해 적용하는 이자율은 연 17% 안팎이며 평균 위탁매매수수료율은 0.17%다.
따라서 1월 일평균 미수금 규모가 2006년 내내 지속된다면 증권사들은 이자 수입으로 3천990억원, 미수거래분 위탁매매 수수료로 9천975억원 등 미수거래를 통해총 1조3천965억원을 벌어들일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신증거금제..미수금 증가에 기여 = 증권사의 미수거래 수입이 커진 것은 신증거금 제도 도입과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미수금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작년부터 경쟁적으로 신증거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종목별 최저 증거금률을 40%에서 20%로 낮추고, 미결제 주식 매도금액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작년 5월 일평균 미수금은 6천671억원으로 전체 고객예탁금 대비 7.1%에 불과했지만 7월에는 일평균 1조2천430억원, 예탁금 대비 11.2%로 늘어난 뒤 올해 1월에는 2조4천511억원, 예탁금 대비 18.4%로 급증했다.
이시훈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종목별 최저 증거금률을 20%로 낮춘 것보다는 연속 재매매를 허용하면서 매일 미수거래를 반복할 수 있게 한 것이 미수금 증가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미수거래 손질" vs 증권업계 "현 제도 유지" = 최근 급락장에서 미수거래가 개인투자자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금융감독원은 본격적으로 미수제도 개선에 나섰다.
금감원은 미수금 제도의 점진적인 축소, 폐지를 검토하는 가운데 미수거래를 신용거래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수거래를 폐지할 경우 거래대금이 15% 정도 감소해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게다가 미수금에 대한 이자는 연 17~19%인데 비해 신용융자 이자는 연 10~12%로낮은 편이기 때문에 이자이익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입원인 미수거래 폐지에 대해 증권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증권업협회는 "미수거래를 폐지하면 증시 유동성이 감소하는 등 시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