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 산업단지와 인근 택지개발지구에 걸쳐진 땅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정해진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건축만 허용한다는 규제에 막혔다. 8,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7조원의 투자가 2년 이상 발이 묶여 미아 신세가 될 뻔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혁파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국토교통부와 경기도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았다. 법규에 대한 유권해석을 변경해 도시계획 목적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두 구역 간 연계건축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은 20일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삼성전자 동탄 공장의 지구 간 연계건축을 포함해 기업 현장에서 발굴한 애로사항 101건을 추가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민관규제개선추진단이 90여건의 '손톱 밑 가시'를 뽑아 원활한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암적인 규제를 수술하기로 한 데 이어 추가 개혁 과제를 확정한 것이다. 추진단은 101건의 규제가 해결되면 총 10조원 규모의 투자와 6만명의 고용창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진단이 보고한 규제개선 사항은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애로 42건 △영업상 불편을 주는 애로 59건이다. 여기에는 상수원보호구역에 이미 설립된 공장의 기존 소유주뿐 아니라 매수자도 공장을 증설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삼성전자의 동탄 공장 건축허가는 향후 도시계획상 용도가 다른 구역에 걸쳐진 용지에 대해 단일 건축물 설치를 쉽게 하는 파급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반도체가 8년 동안 속앓이를 해온 경기도 안산 산업단지 내 1공장과 2공장 사이의 도시공원 아래에 지하통로를 설치하는 숙원도 풀린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물류비 절감과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2018년까지 1조5,000억원의 투자확대와 5,000명의 신규 고용을 약속했다.
놀이동산이나 테마파크 내에 푸드트럭을 이용한 식품판매와 옥외에 LED 전자 게시대의 자유로운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수출용 목재 팔레트에도 구매확인서를 발급해 부가가치세 면제혜택을 주고 가맹점 사업자가 기존 기술을 토대로 개량기술을 개발할 경우 권리를 보장해주며 원폐수 배출시설 설치 기준을 식수 수준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규제개선 사항에 포함됐다.
추진단은 이번에 발표한 101건의 개선사항을 포함해 추진하기로 한 198건의 규제개선 이행과제가 제대로 실행되는지 상시 점검하고 해당 기업의 체감도를 파악할 방침이다. 추진단 공동단장인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기업과 단체를 대상으로 현장 애로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규제개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지속적으로 형성해나갈 것"이라며 "현 정부 들어 발굴한 기업 현장애로 1,933건 가운데 838건이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수용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