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tSectionName(); [서경이 만난 사람]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상습 수해지 항구적 수방대책 꼭 추진"축사·비닐하우스등 풍수해보험 적극적 홍보로 가입 유도희망근로 프로젝트 경제상황 봐가며 기간연장 여부 검토지방소비세 도입해도 납세자 세부담 증가는 없도록 할것 대담 채수종 사회부장 sjchae@sed.co.kr 정리=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이번 장마가 끝날 때까지 큰 비가 몇 번은 더 올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수해까지 당한 서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대책을 동원할 생각입니다.” 지난 17일 밤 전날의 시간당 최고 90㎜에 육박하는 폭우로 피해를 당한 부산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달곤(56ㆍ사진) 행정안전부 장관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장관은 옅은 노란색 민방위 점퍼에 흙이 묻은 신발을 물수건으로 대충 닦아낸 뒤 인터뷰에 응했다. “이번 비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부산 사하와 해운대 외곽의 송정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송정 지역은 토사가 밀려와 아파트 뒷마당까지 덮친 곳인데 마치 뻘밭처럼 진흙이 무릎까지 차올라 복구작업을 하기가 매우 어렵더군요.” 이 장관은 수해현장을 돌아보니 그동안 지속적인 관리로 큰 사고가 될 만한 지역은 예방조치가 됐지만 아직 곳곳에서 허점들이 눈에 띄었다며 땜질식이 아닌 항구적인 수방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절개지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위험한 지역은 주민 이주를 추진하고 수해 상습지역은 ‘완전공사’를 통해 다시는 수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며 “자금이 문제인데 위험지역 이주와 상습 수해지역 수방공사는 돈을 빌려서라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수해가 나면 정부만 쳐다봅니다. 선진국처럼 재해보험 등으로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할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 재해ㆍ재난보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아직 미흡한 것 같습니다. 축사나 대규모 비닐하우스 등은 반드시 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지요. 정부가 보조해주는 ‘풍수해보험’이 있는데 농어민들은 이런 제도를 잘 알면서도 자기 돈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가입을 꺼리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홍보를 하는 동시에 여력이 되면 지원을 확대해서라도 가입하는 국민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집중호우 등 최근의 기상변화에 맞춰 토목설계 기준 등도 상향하도록 관련부처와 협조해나가겠습니다. -경제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와는 다르게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특히 서민들의 고통이 큰 것 같은데요. ▲ 행안부가 주무부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경제회생을 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핵심이 희망근로 프로젝트인데 한시적이기는 하나 25만명에게 일자리를 줬습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실직자 등 저소득층의 생계지원을 위해 긴급히 추진한 사업입니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총 25만명 모집에 38만여명이 신청해 152%의 신청률을 보였고, 특히 실직 및 휴ㆍ폐업자 비율이 41%, 여성가장을 포함한 주부가 전체의 22.3%를 차지해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이라는 당초 취지를 충분히 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희망근로의 임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해 참여자들의 불만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부작용도 있는 것 같은데요. ▲ 임금의 일정 비율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데 대해 일부 근로자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재래시장 상품권 지급은 정부의 지출이 소비로 이어져 내수를 진작시키고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 영세상인들의 매출을 증대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임을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이제 임금이 지급된 지 2주일 정도 지났지요. 상품권 사용이 다소 불편하다는 지역도 있고 상품권이 생각보다 빠르게 유통되는 곳도 있습니다. 향후 지속적인 홍보로 가맹점이 더욱 늘면 상품권 사용이 한결 편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11월까지 예정된 희망근로 프로젝트의 기간을 연장할 의향은 없습니까. ▲ 경제상황을 지켜보면서 결정할 사안입니다. 다만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현재와 마찬가지로 저소득층의 생계가 곤란해지므로 정부 예산규모를 고려해 오는 2010년도 신규사업 추진을 건의해볼 수는 있습니다. 희망근로 현장을 돌아보니 일을 계속하게 해달라는 서민들의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최대한 고려하겠습니다. -얼마 전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끝내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압니다만. ▲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큰 사안입니다. 개편 대안과 시기 등은 6월 활동을 개시한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를 중심으로 논의돼야 합니다. 행안부가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추진하겠다고 한 것은 시군구 자율통합입니다. 최근 청주ㆍ청원, 여수ㆍ순천ㆍ광양, 목포ㆍ무안ㆍ신안, 마산ㆍ창원, 진해 등 여러 지역에서 인근 시군구 간 통합 논의가 제기됐고 국민적 지지도 높아 이들의 자율통합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자율통합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습니다. 이들 법률이 조속히 제정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지자체 간 통합 유도를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할 의향은 없습니까. ▲ 물론 있습니다. 통합자치단체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계획을 마련해 시군구 자율통합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현재 기획재정부ㆍ국토해양부 등 관련부처와 교부세 지원 확대, 광역ㆍ지역발전특별회계사업 선정시 우대 등 통합자치단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정 지자체장들이 개인 홍보를 위해 선심성 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 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지역축제가 문제입니다. 여름휴가가 끝나면 9~10월께 900~1,200여개에 달하는 지역축제가 본격적으로 개최될 텐데 이들 대부분은 선심성 예산으로 책정됐습니다. 꼭 살려야 할 것만 남기고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국민의 혈세가 개인 홍보에 악용되지 않도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조해 잘 지도해나가겠습니다. 또 지자체장이나 공무원이 선거 관련 규정을 알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반사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공명선거 홍보 및 불법선거 감시ㆍ단속활동 등을 한층 더 강화해나가겠습니다.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일부를 전환하는 ‘지방소비세’ 도입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 지방자치 이념 구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소비세는 도입돼야 합니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지방의 기능은 확대됐지만 세원은 한번도 이양되지 않아 세입과 세출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가와 지방의 세출 비중은 4대6이지만 세입 비중이 8대2에 불과한 실정이지요. 지방소비세는 지난해 3월 행안부 대통령 업무보고 때 대통령 지시로 도입이 추진됐습니다. 지방소비세는 국가ㆍ지방 간 공동세 형태로 도입할 예정인데 규모 및 배분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부처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입하더라도 납세자의 세부담 증가나 납세비용 증가가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는 대부분 지방에서 이뤄집니다. 행안부는 지자체에 어떤 지원을 하고 있습니까. ▲ 우선 4대강 사업의 시범구간이 빨리 완공돼 합니다. 울산 태화강 같은 경우를 보십시오. 죽어 있던 강을 하천정비로 되살려 철새들이 돌아오고 물고기가 뛰어 노는 생태하천이 되지 않았습니까. 정부의 4대강 살리기는 이런 모델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행안부는 정기적으로 시도부단체장 회의 등을 실시해 경작지 보상, 지역업체 참여 확대 등 지자체의 애로사항을 수렴해 관계부처와 협의ㆍ조율하고 있습니다. 또 국토부 등 관련부처의 현안 사항을 지자체에 전달하는 교량 역할을 하는 등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주요 건의사항 가운데 경작지 보상은 지방국토청에 보상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노력해 지주들과 대부분 합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공무원단체들의 시국선언에 상당히 강경하게 대처하고 계십니다. 향후 전공노와 민공노ㆍ법원노조 등 3개의 공무원 노조가 통합하면 더욱 목소리를 높일 텐데 이에 대한 복안이 있습니까. ▲ 강경한 것은 아닙니다. 법대로 하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 사회에 많은 직업이 있지만 망할 염려가 없는 회사에서 신분보장까지 될 수 있습니까. 게다가 사무직이면서 야근한다고 초과근무수당까지 주는 직장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직장에 다니면서 제일 강한 노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국민이 사주(社主)인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법을 어기면 되겠습니까. 향후에도 일부 강성노조들이 법을 어기려 한다면 반드시 법대로 처리하겠습니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의 보수ㆍ복지 등 근무조건 유지ㆍ개선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이 본연의 책무다. 따라서 시국선언처럼 공무원노조의 책무도 아니며 공무원노조법 및 공무원법을 위반하는 명백히 불법적인 집단행위는 결코 정당한 조합활동으로 인정 받을 수 없습니다. 약력 ▲1953년 경남 창원 ▲서울대 공대 졸업 ▲서울대 행정학석사 ▲ 미국 하버드대 정책학석ㆍ박사 ▲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장 ▲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 한국행정학회 회장 ▲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 위원 ▲ 18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 한미 FTA TF 한나라당 부위원장 "동체대비 마음으로 국민화합해야"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인터뷰 내내 경제난에 힘들어하는 서민들에 대한 걱정과 국민 화합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얼마 전 희망근로 프로젝트 현장에서 만난 한 70대 노인이 '손주들과 함께 살려면 일을 해야 한다. 나는 50대처럼 일할 수 있으니 정부에서 일거리를 좀 달라'고 애원했다"면서 "정부의 역할이 국민들을 걱정 없이 해주는 것인데 제 할 일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현장에서 만난 국민들 대부분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사회가 분열돼 있다며 매우 걱정했다"며 지난 6월 경남 방문 때 합천 해인사에 머물고 있는 조계종 종정 법전(法傳) 큰스님을 찾았을 때 들었다는 가르침을 소개했다. 이 장관은 "법전 스님이 '우주가 내 몸같이 하나다'라는 뜻의 '동체대비(同體大悲)'라는 부처님 말씀을 해주셨다"며 "이 말은 나라는 국민을 내 몸같이 생각하고 국민도 나라를 내 몸처럼 생각하면서 일을 해나가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 말씀을 이명박 대통령께도 이야기했다"며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해인사로 전화해 '국가 일을 수행하는 우리도 그런 마음(동체대비)으로 일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장관실 창 밖으로 다시 거센 비가 몰아지자 이 장관은 "지방에 호우피해가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 같다"며 서둘러 재해대책상황실로 향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