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48·사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27일 열리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로 오를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IT 업계 최대 화제인 '다음카카오' 탄생의 핵심에 서 있는 김 의장이 공식 행보에 나서는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오는 27일 제주도에 있는 다음 본사(다음스페이스)에서 임시주총을 연다. 이날 안건에는 다음카카오의 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비롯해 김 의장, 이석우·이제범 카카오 공동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등이 올라 있다. 다음 관계자는 "이변이 없는 한 임시주총에서 합병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등은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의 기세를 '다음카카오'에 어떻게 접목 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다음이 조직 등에서 크다는 점에서 제대로 통합을 못하면 '다음카카오'의 발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우선 당장 김 의장은 검색 강화와 사업 확충, 내부 화합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합병 발표 이후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 시너지를 최대한 내기 위해 각자 역량을 가다듬는 데 시간을 쏟아왔다. 특히 다음은 검색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그 동안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다음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작업으로 분석된다. 김 의장도 최근 '검색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다음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확충도 성과를 내야 한다. 카카오는 합병 발표 이후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플랫폼, '카카오 택시' 같은 O2O(Online to Offline) 분야를 강화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기존 수익원인 '게임하기'의 입지가 경쟁자의 등장에도 예상과 달리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며 "김 의장으로서는 다음카카오의 포트폴리오 댜앙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내부 화합도 김 의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다음과 카카오의 '화학적 결합'은 합병 발표 시부터 지적됐던 문제다. 합병이 직원 수가 3배 가량 적은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는 형태인데다, IT 환경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다음카카오의 중심이 카카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다음카카오의 '호칭'문제는 카카오의 영어식 이름으로 정리가 됐다. 창립 이후 다음은 직원의 이름 끝에 '님'자를 붙여왔고 카카오는 '브라이언(김 의장의 영어 이름)' 식의 영어 이름을 써왔는데 이것이 카카오 방식으로 결정된 것이다. 단순하게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지만, 호칭 문제가 합병 과정의 진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많다. 또 카카오의 IT 융합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타 산업 분야와의 마찰도 김 의장이 마주한 해결 과제다.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예전부터 카카오의 '게임하기'플랫폼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탈(脫) 카카오'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쇼핑몰 업체와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같은 '상생 이슈'가 다음카카오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