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화학적 융합' 속도내는 하나·외환은행

연계 환전 서비스 ♪ 공동 정기예금 ♬<br>'원뱅크' 전주곡 켜는 김병호 하나은행장


미국 여행을 앞둔 A씨는 하나은행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환전을 신청한 후 출국 날 외환은행 인천공항 지점에서 달러를 수령했다. 지난 1월 하나은행 인천공항 지점은 폐쇄됐지만 하나·외환 연계 환전 서비스 체계가 구축돼 있어 공항에서 달러를 수령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인터넷 환전 또는 콜센터 환전 고객을 외환은행으로 연결, 외환은행 공항점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계 환전 서비스 누적실적은 2,262건(166만달러)에 달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통합 작업이 중단된 하나·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병호 행장이 취임 직후 밝혔던 '원뱅크(One Bank) 토대 구축'이 실행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김 행장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양행 간에 '선 물리적 통합, 후 인수 후 통합관리(PMI)'를 추진해왔다면 이제는 화학적 통합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며 "하나은행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물리적 통합은 중단됐으나 업무 교류를 통한 화학적 통합은 오히려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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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한 첫 번째 시도가 공동 상품 확대 및 서비스 개발이다. 하나·외환은행은 지난해 말 공동으로 'Hi China 위안화 정기예금' 판매를 시작했고 주택금융공사와 협약상품인 't플러스 보금자리론'도 함께 내놓은 데 이어 다음달 새로운 수신 상품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 고위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이 공동으로 내놓는 야심 찬 상품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공동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이 화학적 통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실무자들이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하면서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의견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조직이 융화되는 효과가 생긴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통합 상품을 내놓으면서 양사 직원들을 더욱 섞이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지난해 60회가량 개최했던 하나·외환은행 직원 간 단합 행사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양행 간 교류는 이처럼 활발해지고 있지만 통합 협상은 여전히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취임과 함께 금융위원회 앞에서의 철야농성은 철회했으나 여전히 협상 테이블로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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