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리인상 다가오는데… 은행 '부실 줄이기' 선제 대응 골몰

가계 주택담보·기업PF 대출 등 모니터링 강화<br>스트레스 테스트·중기 구조조정 프로그램 실시<br>소호대출·차할부 금융 등 새 영역으로 눈돌려


정책 당국이 머지않아 기준금리를 올릴듯한 태도를 취하자 은행권이 가계 부실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점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골몰하고 있다. 금융권으로서는 금리가 상승한다면 이자이익 증가가 기대되지만 장기 저금리 구조에 맞춰져 있는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 일부 중소기업이나 건설·조선 등 한계업종의 대기업의 유동성 경색 가능성 등으로 부담도 크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 맞춰져 있는 가계대출이 금리 충격으로 균형을 잃게 되면 은행시스템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계·중소기업 부실 선제적으로 막아라=금융계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가운데 가계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금리가 상승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이 부실화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인 기업대출 부문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이 연초에 끝난 상황에서 금리마저 오를 경우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이 경우 은행권은 곧 바로 충당금 전입액을 늘릴 수밖에 없다. 은행권은 이 때문에 금리인상에 앞서 가계·중소기업의 부실률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부동산 대출에 대해 자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는 등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자체적으로 약 300개의 중소기업에 대해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금리인상으로 일시적으로 이자 부담을 겪는 업체는 워크아웃을 도모하되 한계기업은 하루빨리 퇴출시키겠다는 것이다. 은행권은 또 개인들에게 고정 금리형 대출을 늘리고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ㆍCOFIX) 대출로 갈아타도록 유인하는 등 가계 부실화 위험에도 대비하고 있다. 금융 당국 역시 금융회사들이 원리금 분할 상환 기간을 늘리도록 유도해 금리인상의 충격을 줄이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형 대출자들이 코픽스 대출로 무상으로 갈아탈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리 인상=수익 확대' 아니다=금리 상승은 기본적으로 예대마진을 늘릴 여지가 커져 은행권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비록 그리스 사태 등 유럽권의 재정위기가 진행되고 있지만 경제계 예측대로 경기회복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으면 은행권의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오는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가 예대율 상향조정 등 '은행 건전성 규제(은행의 기능은 건전해야 한다는 바탕아래 취해지는 규제들)'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 수익성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 하락과 금리인상으로 지난해 주요 수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이 더 위축될 수밖에 없으며 은행권과 비은행권 간 경쟁으로 이자이익도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소호 대출 등 새 영역에 눈돌린다=은행권이 새로 주목하는 영역은 신용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 자동차 할부 금융 등이다. 국민은행은 영업점 부근에 있는 개인사업자에게 대출금리 등을 우대하는 소호대출 상품을 조만간 선보인다. 신한은행은 최근 신용등급이 BB등급 이상인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게 거래 조건별로 최장 1년간 대출금리를 0.5%포인트 깎아주는 상품을 내놓았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4월12일 자동차 관련 대출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우리은행도 지난달 말 '오토론'을 내놓는 등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은행권은 내년 말까지 은행세 도입, 예대율 규제 등 국내외에서 자본 및 건전성 규제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만기 예금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예금금리가 쌀 때 만기가 긴 예금이나 적금을 유치하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 담당자는 "예금액 자체를 늘리기보다 만기가 1년 이상인 예금을 유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금리가 낮아 정기예금을 꺼리는 고객에게는 일종의 미끼 상품으로 3개월짜리 단기예금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달 안에 우리사랑 정기적금 등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금리를 0.1%포인트 더 얹어주고 있다. 국민은행도 5~6월 영업점에서 가족사랑자유적금ㆍ직장인우대적금 등에 가입한 20~30대 고객이 성실하게 납부하면 만기 때 특별우대이율 0.3%포인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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