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원전 수출 과정에서 건별로 미국의 동의를 받아왔지만 해당 절차가 대폭 간소화됐고 복잡한 인허가 문제도 신속처리 쪽으로 양국이 합의했기 때문이다.
협정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핵물질·장비·부품의 제3국 재이전 장기동의 △수출입 인허가 신속화 △각종 정보의 상호 교환 촉진 등에 합의했다.
우선 우리 원자력 수출업계가 미국산 핵물질과 장비·부품 등을 수출할 때 지금까지는 건별로 미국의 동의를 받아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건별로 동의를 받을 필요없이 포괄적인 장기동의가 적용되도록 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수출입 인허가를 신속화 할 수 있도록 협정에 규정했고 인허가 때문에 상대방의 교역이 제한되거나 부당한 비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명시됐다. 또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던 암 진단용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몰리브덴)의 생산과 수출도 할 수 있게 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전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산 장비와 물질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며 "그럴 때마다 수출허가를 받아왔던 복잡한 절차가 줄어들어 수출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예로 들며 "UAE로의 원전 수출에 한해 미국으로부터 주기적으로 목록을 교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품 하나 장비 하나 모든 내용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사실상 허가를 받아왔던 그간의 번거로움이 주기적 목록 교환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원전과 관련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당해 이번 절차 간소화가 업계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유정모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국제협력실장은 "포괄적 장기동의가 적용된다는 것은 수출 절차가 그만큼 간편해진다는 의미이므로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원천기술 확보로 수출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전 수출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해가면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종=권대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