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패한 벤처인 재기 도와줍니다"

「망한 분들 오세요. 재기(再起)를 도와 드립니다」닷컴 기업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창업에 실패한 사업가들이 다시 일어서는데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종 사이트가 등장했다. 벤처기업 경영의 전문가가 실패의 원인과 개선점을 지적하고 창업에 앞서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취업을 알선할 뿐 아니라, 사업 실패에 따른 마음의 상처를 달래는 데까지 도움을 주는 인터넷「재생 도우미」가 탄생한 것이다. 미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을 시도했다가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는 니콜라스 홀(30·사진)은 최근 자신의 실패 경험을 살려 「스타트업페일러스(창업실패) 닷컴(STARTUPFAILURES.COM)」을 설립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임을 자칭하는 홀 사장은 현재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기업가 협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홀 사장은 실리콘 밸리에서 지금도 계속되는 벤처 기업의 흥망을 감안할 때 잠재 시장규모가 상당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 열풍에 휘말려 창업에 뛰어든 수많은 닷컴 사업가들이 경영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과 유동성 부족 등으로 인해 소리소문 없이 망해가는 사태에 발빠르게 대응, 또 하나의 틈새 시장을 개발한 셈이다. 미 조사업체인 톰슨 파이낸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주식을 상장한 기업들중 6%는 거래 가격이 5달러에도 못미치는 「페니 주식(PENNY STOCKS)」으로 전락했다. 지난 한 해동안 발생한 페니 주식이 전체의 13%였던 것에 비하면 훨씬 많은 수준이다. 이밖에도 1000개 기업중 벤처펀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은 6개에 불과하며 펀드 수혜기업 가운데 60%는 도산 5년내 망하는 기업이 전체의 40% 등 암울한 통계가 쏟아지고 있는 실정. 스타트업페일러스는 무수히 쏟아지는 닷컴의 낙오자들이 성공의 궤도로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실패를 맛본 사업가들이 의견과 도움을 주고받는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개설된 사이트다. 여기에 창업자인 홀 사장은 자신의 실패 경험을 되살려, 사업자의 정서적인 문제까지 해소해주고자 한다. 홀 사장은 『재기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면 무엇이든 제공할 계획』이라며 『사업가들의 무기력 등 정서 문제에도 도움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타트업페일러스는 창업실패자들이 잠시동안 휴가를 누릴 수 있도록 자금을 대 줄만한 후원자도 물색하고 있다. 기업전문상담 인터넷사이트인 코퍼리트맘 닷컴(CORPORATEMOM.COM)」의 수잔 슈왈츠 사장은 『스타트업페일러스는 때맞춰 등장한 사이트』라며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입력시간 2000/05/18 18:5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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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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