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대규모 ‘사자’ 재개 프로그램 매물 받아내

새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매의 치열한 대결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연말 연초 휴가에서 돌아온 외국인들이 순매수세를 늘려가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옵션만기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매는 연일 매물을 쏟아내며 이를 막고 있다. 6일 주식시장에서는 이 같은 대결구도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미 증시 급등에 힘입어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하면서 종합주가지수도 오름세를 탔지만 갈수록 상승 폭이 줄어들다가 급기야 하락세로 급반전했다.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형적인 전강후약의 모습도 연출됐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장 초반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7포인트가 넘는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프로그램 매물 압박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전일보다 0.67포인트 떨어진 823.43포인트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3,222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프로그램 매도도 2,767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매 중 어느 쪽이 기선을 잡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외국인들이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이 꾸준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프로그램 매물 역시 옵션만기를 앞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것으로 보여 결국 외국인들이 우위에 서는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지수조정을 이용해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경기민감주를 저점매수하는 전략을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휴가에서 돌아온 외국인 순매수 재개=지난해 연말 매도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새해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 5일 1,696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들은 이날도 3,222억원의 주식을 거둬들이며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들이 다시 과거의 적극적인 순매수 기조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진재욱 UBS증권 서울지점장은 “미국 증시의 출발이 좋았고 아시아 증시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어 외국인들이 연초부터 공격적인 매수세에 나서고 있다”며 “외국인들은 경기회복 전망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올해에도 매수 위주의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와 함께 타이완 증시에서도 주식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세계 정보기술(IT) 투자회복과 중국 성장의 수혜를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 재구성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프로그램 매물부담은 2,000억원 정도 그칠 듯=외국인들의 매수기조 복귀에도 불구하고 8일 옵션만기에 따른 매물부담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배당수익을 이미 확보한 프로그램 매수 물량들이 청산에 나설 기회만 노리고 있는 가운데 만기일을 맞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 문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선물시장의 심리지표이자 프로그램 매매동향을 결정 짓는 시장 베이시스(현ㆍ선물간 가격차)를 압박하면서 연일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물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옵션만기를 맞아 청산에 나설 물량은 추가적으로 2,000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며 “카드사 문제가 가닥을 잡을 경우 베이시스가 호전되며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 연속성 살펴보며 IT주 저점 매수해야=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매수강도는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말 휴가로 인해 사지 못했던 물량을 최근 한꺼번에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앞으로 매수강도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을 좀 더 지켜보며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경기민감주와 IT주를 저점매수하는 전략이 요구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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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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