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조조정 원점으로

쌍용화재ㆍ한일생명 지난 2월 쌍용화재를 인수한 중앙제지-IVY벤처캐피탈 컨소시엄이 쌍용화재를 제대로 경영하지 못하고 다시 시장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같은 시기에 IVY벤처캐피탈의 강석문 사장(현 쌍용화재 회장)이 배후에 나서서 인수한 한일생명도 회생이 불투명해 경영능력이 취약한 무자격자의 보험사 인수가 결국 보험사 구조조정을 원점으로 되돌렸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금융당국 및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쌍용화재의 주요 주주인 중앙제지가 쌍용화재 지분(12.30%)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앙제지가 자금확보 등의 이유로 쌍용화재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다만 공동인수한 IVY벤처캐피탈(지분율 13.26%)이 이에 반대해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앙제지-IVY벤처캐피탈 컨소시엄은 2월 쌍용양회로부터 쌍용화재 지분 11%를 124억원에 매입하고 이후 증자를 통해 지분을 25.56%까지 높였다. 그러나 함께 인수한 한일생명의 지급여력비율 미달로 추가 자금지원이 필요하자 양측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생명은 6월 말 현재 지급여력비율 마이너스 238.8%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아 오는 10월 초까지 200억원 이상의 증자를 하지 못하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다. 한일생명을 인수한 곳은 중앙제지 관계사인 호크아이컨설팅이지만 이곳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 실제 인수주체는 IVY벤처캐피탈 사장인 강석문(현재 쌍용화재 대표이사 회장)씨다. 이에 따라 호크아이컨설팅은 강 회장에게 한일생명에 대한 후순위대출 및 증자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강 회장은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일생명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청산 등의 절차를 밟게 되면 한일생명에 200억원 규모의 후순위대출과 110억원 가량의 종업원퇴직보험을 가입한 쌍용화재도 적지않은 경영상의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요 주주인 중앙제지는 자체 자금난을 들어 지분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IVY벤처캐피탈의 반대로 원매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쌍용화재 및 한일생명 주요 주주들이 사실상 경영에 관심이 없고 자금운용상 투명성도 결여돼 있다고 판단, 지난달 말 양 회사에 감독관을 파견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우선 다음달 초까지 한일생명의 경영정상화 계획 제출을 지켜본 후 필요한 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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