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DST, 삼화왕관 사업부문, SRS코리아 등 계열사 세 곳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20.54%를 총 7,800억원에 매각한다.
두산은 계열사와 KAI 지분을 ㈜두산과 재무적 투자자(FI)가 각각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두 곳에 매각하기로 했으며 지분인수 비율은 51대49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두산은 매각되는 계열사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현금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3일 서울 을지로 두산타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두산은 DIP홀딩스를 설립해 2,800억원을 출자하고 FI인 미래에셋PEF와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오딘홀딩스를 설립해 2,7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출자금과 추가 차입금 으로 두산DST, SRS코리아, 삼화왕관 사업부문 등 3개사와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한 KAI 지분 20.54%를 각각 51%, 49%의 비율로 모두 인수할 방침이다. 각각의 인수가격은 두산DST 4,400억원, SRS코리아 1,100억원, 삼화왕관 사업 부문 408억원, KAI 지분 1,900억원 등 총 7,808억원이다. 하지만 ㈜두산의 경우 DIP홀딩스 출자금액 중 삼화왕관 사업 부문과 SRS코리아 매각대금으로 1,500억원을 돌려 받기 때문에 순 출자금액은 1,300억원이다.
두산은 이번 매각으로 조성된 자금 중 6,300억원가량을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리스크’해소에 사용할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미국 건설장비 업체인 밥캣을 인수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악화로 인수자금 상환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는 밥캣 인수 때 채권단과 오는 2010년부터 밥캣 모회사인 DII의 에비타 부채비율을 5~6배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채권단의 배려로 2012년까지 올해와 같은 7배로 유지하기로 해 재무적 압박을 한층 덜었다.
이상하 두산인프라코어 전무는 “이번 구조조정 방식은 두산의 경영능력과 사모투자펀드의 투자능력이 결합해 투자회사의 가치증대 성과를 공유하는 윈윈 모델”이라며 “새로 유입되는 자금을 포함해 올해 중 총 7억2,000만달러를 추가 출자해 DII의 차입금을 조기 상환,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