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 긴급조정권 발동 ■ 각계 반응<BR>대한항공 사측 “조기 정상화” 노조선 “단체행동권 탄압” 반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이 11일 결국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으로 중단되자 시민과 사측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노조측과 노동계는 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대한항공측은 정부의 개입으로 파업사태가 나흘만에 수습된 데 대해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회사측은 이날
오후 1시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파업으로 국민 편익을 해치고 국가경제에 손실을 초래하게 되어 깊이 반성한다”며 “운항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회사측은 “노사간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보다 발전적인 노사 관계를 재정립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번 파업으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진 노사관계 회복의 뜻을 나타냈다.
시민들 역시 대부분 이번 파업이 아시아나항공 파업과 달리 장기화하지 않고 조기 수습된 데 대해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포털사이트 뉴스게시판의 네티즌 sook은 “긴급조정권 발동 정말 잘 한 일”이라며 “승객들을 볼모로 성수기때면 반복되는 조종사파업은 절대 막아야 한다”는 글을 올렸고, 유학생이라는 네티즌 icarus는 “14일쯤이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수가 늘어난다니 한국에 갈수 있어 다행”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신만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날 “노사 갈등으로 본의 아닌 피해를 겪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함과 함께 깊은 이해를 당부 드린다”고 밝히면서 “비통한 심정으로 파업중지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위원장은 “현 정부는 지난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에 이어 우리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파업도 폭력적으로 중지시키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일 년에 두 번씩이나 법의 미명하에 저질러진 단체행동권에 대한 탄압은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신 위원장은 “사측은 정부의 긴급조정권 뒤에 숨어 교섭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며 “조금의 양보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의 교섭태도는 이후 더 큰 투쟁을 몰고 올 따름”이라며 파업의 책임을 사측으로 돌렸다.
노동계도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데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민길숙 민주노총 공공연맹 총괄사업본부장은 “노동부가 권한을 남용할 경우 앞으로 어떠한 사업장에서의 노사관계도 제대로 풀어 나갈 수 없을 것이다”며 “12일 열리는 상임집행위원회를 시작으로 긴급조정권 발동에 항의하는 투쟁방향을 결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