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차 중국4공장 둥지는

시안, 대통령 방문에 낙점 유력…삼성전자 진출 지역 장점<br>충칭, 인구 3000만 노동력 풍부… 포드·볼보 등 입주 자동차 도시<br>청두, 쓰촨현대와 시너지 기대… 도요타·폭스바겐 공장도


현대자동차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4공장 입지 선정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27일 박근혜 대통령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정 회장은 중국 현지에서 4공장 입지에 대한 구상을 시작할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기차와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기차의 제4공장을 서부 내륙에 짓겠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도시가 후보인지 밝히지 않고 있어 산업계의 궁금증이 모이는 상황. 이에 대해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는 "단순히 내륙에 공장을 짓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서부대개발을 대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 목표"라면서 "모든 조건을 감안해 가장 유리한 곳으로 입지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외 자동차 업계가 현대차 중국 4공장의 가장 유력한 입지로 점치고 있는 도시는 산시(陝西)성의 시안(西安), 쓰촨(四川)성의 성도인 청두(成都), 그리고 중국의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重慶)이다. 이들 세 도시는 중국 내륙 경제의 3대 거점으로 불리는 곳이다.

최근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와 현지 소식통들은 시안이 최종 낙점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시안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관측이 더욱 많이 나오고 있다.


중국인들은 시안을 문화민족으로서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도시로 여긴다. 첫 통일 국가인 진(秦)나라로부터 역대 13개 왕조가 도읍으로 삼았고 당(唐)나라 때는 창안(長安)으로 불리며 세계 최대 국제 도시 중 하나일 만큼 번성했다. 시안의 산업화는 충칭과 청두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과학기술이 강하고 첨단 업종이 속속 입주하고 있는 곳이어서 결국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은 시안이 상징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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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에는 삼성전자가 입주한 것도 장점이다. 무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안이 삼성전자에 큰 공을 들였고 기대도 크다"면서 "현대차 유치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안 유력설이 급부상하기 전까지는 충칭을 점치는 이가 많았다. 실제로 충칭은 중국 서부 최대 도시다. 충칭은 이미 포드와 볼보가 창안기차와 손잡고 공장을 운영하는 자동차 도시이기도 하다. 이 수요를 노린 한국타이어도 진출해 있다. 그 때문에 자동차 생산을 위한 도시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인구가 3,000만명에 달해 노동력도 풍부하고 자동차 수요도 많다.

청두 역시 이미 폭스바겐과 도요타가 각각 이치기차와 합작한 공장이 있는 자동차 도시다. 특히 이곳은 현대차 상용차 부문이 쓰촨현대라는 합작법인을 통해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이 특징. 베이징현대기차가 이곳에 4공장을 지을 경우 쓰촨현대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는 달리 해외에 공장을 지을 때 협력업체들과 함께 동반 진출한다. 해당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일자리와 세수 등에서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중국 서부 각 도시들이 더욱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일 것"이라면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두고 봐야 하기에 입지 선정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의외의 도시를 고르게 될지도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결국 정 회장이 4공장 입지를 최종 선정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작사인 베이징기차, 중국 정부, 각 지자체, 정ㆍ관계 고위 인사 등의 의견을 종합해 조만간 결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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