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그룹이 4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복수노조 도입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를 둘러싼 노사정 협상에서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 적용이 검토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강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타임오프제는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를 원칙으로 하되 교섭ㆍ노사협의ㆍ고충처리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노사업무 종사자에게는 근태를 인정해 근로시간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타임오프제는 유럽 선진국에서 별도의 노조 전임자가 없는 노사관계에서 노사 간 협의시간에 한해 근태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결국 노조 전임자에 대한 근태를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경우 사용자에 대해서만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하는 법규 역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전임자 임금지급시 사용자와 근로자가 모두 처벌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또 이날 금속노조가 전임자 임금지급과 관련해 현대ㆍ기아차에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 "대기업 사업장에서만 임금지급 금지를 시행할 경우 현대ㆍ기아차만 타깃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을 원안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이날 경총에 공문을 보내 정식으로 탈퇴 절차를 밟았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의 한 관계자는 "경총이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규정을 내년부터 전면 시행하기 위한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미 입장을 밝힌 대로 탈퇴 공문을 전달했다"며 "연간 단위로 납부하는 회비도 곧바로 정산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지난 3일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경총이 회원사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탈퇴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