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서울은행 매각은 제대로 해야

이제 우리 경제는 모든 분야에서 국경이 없는 초국적 자본의 영향력아래 놓이게 된 사실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에 따른 충격도 적지 않을 것이다.제일은행의 해외 매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통화기금(IMF)과도 약속한 것이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적지않다. 우선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끌어 올리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외국 자본이 은행에 투자할 정도라면 다른 산업에는 더 말할 것이 없다고 믿어진다. 선진 금융기법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다. 세계에서 꼴찌 수준으로 정평이 나 있는 우리 금융산업의 선진화에 자극과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부실은행 정리 마무리 수순으로 은행이 제자리를 찾는 기회이며 관치금융을 제동하는 간접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뿌리 깊은 관치의 악습은 환란의 원인과도 맥이 닿아 있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갖게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서울은행의 매각을 앞둔 시점과 맞물려 제일은행의 매각조건은 마음이 걸리는 것이 적지않다. 아무리 IMF와의 약속이라고는해도 시한에 쫓겨 헐값에 팔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세계 기업인수 합병시장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소리도 없지않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앞으로 발생하는 부실채권도 정부가 떠안기로 한 점이다. 이미 5조원 가까이 재정을 쏟아부었는데 또 얼마나 국민부담으로 돌아올지 알 수가 없다. 고용승계, 기업경영 정보의 유출,기존 대출의 유지,소액주주 보호문제 등 남은 과제도 적지않다. 정부가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불리하지 않게 장치를 강구해야 할 일이다. 이제 서울은행의 매각 협상이 진행중이다. 제일은행의 경우는 이미 물 건너 갔다해도 서울은행은 아직 시간이 있는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방안과 조건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마무리가 좋아야 중간과정의 말썽도 합리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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