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가난한 바둑

제6보(60~82)


백64로 끊어서 전쟁은 일단락되었다. 백이 흑돌 2개를 잡은 것은 그 자체로는 그리 크지 않지만 양쪽의 백이 두터워졌으므로 차후의 싸움에 부담이 없게 되었다. “백이 편한 바둑이지요?” 강훈9단이 루이9단에게 물었다. “그렇긴 한데 실속은 별로 없네요.” 루이9단이 대답할 때 김성룡9단이 해설실에 들어왔다. 수순을 확인하고 난 김성룡이 말했다. “화끈하게 두었군요. 쌍방이 가난하구먼.” 가난하다는 것은 집이 없다는 뜻이다. 백72가 놓였을 때 유창혁은 10분 이상 숙고했다. 대국자가 장고를 하면 해설실에서는 가상도가 여럿 만들어지게 마련이다. 강훈9단이 만든 가상도는 참고도1의 흑1, 3이었다. 이것으로 잘 어울린 바둑이라는 설명이었는데 잠시 뒤에 유창혁은 평범하게 73으로 밀어올렸다. 이렇게 되면 백80까지는 필연. 여기서 유창혁은 81로 단단하게 이었다. “평범하게 두어서 흑이 나쁘지 않군요.” 강훈9단이 다소 멋쩍은 듯 말했다. 장쉬의 백82도 15분의 장고 끝에 놓였다. 강훈과 김성룡이 예측한 그림은 참고도2의 백1이었다. 그것이면 흑은 2로 걸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때 손을 빼어 우하귀마저 가로 선점한다는 구상이었다. 장쉬의 백82를 보고 강훈9단이 하는 말. “오늘은 내 예측이 거의 맞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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